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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10).일본인 아내 & 시어머니의 고민우리 이야기/가족 이야기 2014. 5. 21. 08:00
한국 생활에 대한, 일본인 아내 & 시어머니의 고민
지난 글에 말씀 드린 것처럼, 저희 가족은 한국 귀국을 준비 중입니다.
요즘 집에 가도 귀국 준비 때문에 매일매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도 일주일에 두세번 영상 통화를 했었는데, 바쁘기도 하고 곧 가면 원없이 볼 수 있을테니 하고 자주 전화를 못 드리네요.
그러다가 얼마전에 정말 오래간만에 연락을 한번 드렸습니다.
예전에는 처음 인사말이 "밥 먹었냐? 아픈덴 없고?' 였는데,
요즘은 "준비는 잘 하고 있냐? 시아 엄마는 괜찮냐?"로 바뀌었습니다.
가족이 전부 귀국하는 것에 대해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역시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하는 일본인 아내의 한국 생활입니다.
그래서 항상 괜찮냐고 묻곤 하시죠. 일본인 아내와 시어머니의 고민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시어머니 : 한국 오는데 준비는 잘 하고 있냐?
일본 아내 : 네~ 어머니, 곧 갈께요. 잘 부탁드립니다.
한국 시어머니 : 한국 와서 잘 살 수 있겄냐? 힘들지 않겄냐?
일본 아내 : 괜찮아요~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한국 시어머니 : 그래, 잘 했다. 근디 안 외롭겠냐? 친구도 없는디....
일본 아내 : 괜찮아요~ 남편이 인터넷에서 친구들도 찾아주고 한국에서도 친구 많이 사귈거에요~
한국 시어머니 : 그래도 오랫동안 정 든 친구들이랑 가족들 두고 오는건디...외로울건디 괜찮겄냐?
일본 아내 : 네~ 대신, 어머니랑 가족들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이렇게 말해주는 아내가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우리 가족을 자기 가족처럼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또, 저희 어머니도 손자와 함께 귀국 하는 것에 대해 마냥 좋아하실 줄 알았더니 일본인으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며느리 걱정을 해주시더라구요.
아내도 사실, 저희 어머니 앞에서는 이렇게 '괜찮다, 걱정말라' 말을 하지만, 저랑 둘이 있을 때는 한국 생활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주로 하는 고민은, 한국 음식이나 언어문제 등 한국 생활 걱정이지만, 그 중에 하나는 시어머니와 트러블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자주 해요.
한국 생활중인 일본인 블로그나 지인들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이 고부갈등을 겪고 있다고 해요. 한국인사이에도 많이 있는데, 일본과는 문화도 다른데 오죽하겠어요.
평소, 영상통화로 연락하면 둘 사이가 그렇게 좋답니다! 그래서 혹여나 사이가 멀어질까봐 아내는 걱정하고 있답니다.
<저만 잘하면, 둘이 이렇게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겠죠? ㅎ>
하긴, 저희 어머니가 아들 둘 키우면서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딸 하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였거든요.
그래서 빨리 결혼하라고 제가 군대 제대하고부터 입버릇처럼 하셨던 거 같아요.
결혼해서 착하고 싹싹한 며느리 들이면, 딸처럼 생각하고 알콩 달콩 데이트 하고 싶으시다고.... 그 소원 이루시겠네요~ ^^
시아버지, 시어머니와 함께 사이좋게 쇼핑도 다니고, 놀러도 다니고 그런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그래도 매번 전화할때마다 며느리 걱정하시는게 안쓰럽고, 또 자꾸 말하면 아내도 성격상 걱정할까봐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더니,
"사실, 시아 엄마는 착하고 싹싹해서 잘 할거여~ 나랑도 별로 다툼 없고... 근디 니가 걱정이제~"
저희 어머니가 좀 독단적이고 고집이 있으신데, 제가 또 그걸 물려받아 똥고집이거든요! ㅎㅎㅎ
그래서 함께 살면 항상 어머니랑 말다툼을 자주 하곤해요. 아마 아내는 배려하고 수긍할테니 걱정이 안되지만, 저랑 싸울 것 같다는 속내를 말씀하시더군요 ㅋ
시어머니는 일본인 아내의 한국 생활을, 일본인 아내는 고부갈등 걱정을... 둘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참 예쁘죠? 정말, 결혼 하나는 잘한거 같아요~ ^^
이제 문제는 '저' 인것 같네요 ㅋㅋ 어머니 말씀 잘 듣고, 참아야(?) 겠어요 ㅠ
● 시아 아빠의 귀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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