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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일본인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훈훈한 가족애(愛)우리 이야기/가족 이야기 2013. 11. 19. 08:00
일본인 며느리를 얻어서 타국 일본에 와 있는 관계로 자주 얼굴을 못 보여드리고, 보고 싶은 손자도 안겨드리지 못하여 영상통화로 대신하는 불효자지만,
마음씨 따뜻한 며느리 덕분에 훈훈한 가족애(愛)를 느낄 수 있어서 이렇게 적어내려갑니다. 오늘은 아내 자랑질 좀 할께요 이해 좀 해주세요~ ㅎ
항상 자기를 위해 일본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고생한다며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아내는, 그래서일까 저희 가족에게도 잘 한답니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도 어머니, 아버지께 드리겠다며 선물을 고르고, 집에 막 도착해서 부모님을 뵈자마자 달려가서 안기더라구요.
저희 부모님을 본 것은 겨우 3번(날짜로는 20일쯤) 뿐인고 말도 안통한데 굉장히 친해져서 바디 랭귀지로 제 험담을 할 정도랍니다 ㅋㅋ
'남편 밥 안먹어요~ 안돼 안돼!! 다 먹어야 돼!!'
좀 마른 체형에 이번에도 체중 변화가 없고 오히려 빠진 것처럼 보인다고 하자, 편식하지 말고 밥 잘 먹으라는 소리입니다.
이렇게 시부모님과 일본인 며느리는 참 사이 좋게 지내고 있답니다.
이번에 한국 여행에서 마지막 날, 아침 7시에 출근하시는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아내는 직접 알람을 맞춰 일어났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 시아가 마침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깨우지 않으려 아버지 배웅을 못해드린게 마음에 걸렸다며,
다음엔 꼭 인사 드리겠다는 편지를 전달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걸 아내는 기억하고 일어나서 마지막 인사를 했답니다.
이상하게도 평소 6시쯤이면 일어나는 시아는, 마지막 날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꼭 마지막날에는 안 일어나네요. 부끄럼이 많은 아이.
아내는 혼자 일어나서 '안녕히 주무셨스무니까' 하고 인사를 드리고, 아버지 식사하는 옆에 앉아 지켜보고 이야기를 좀 나누다가
출근하시는 아버지를 현관까지 배웅하고 마지막에는 '사랑해요' 라고 말하며 꼭~ 안아드렸어요.
아버지는 쑥스러우신지 시아를 한번 안아주고는 아내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시면서 '이제 빨리 가봐야 돼. 조심히 가라' 하시면서
아내의 손을 뿌리치고 뛰쳐 나가셨고, 아내는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또 베란다로 나가서 가시는 아버지께 손을 흔들어 주고서야 방으로 돌아왔어요.
돌아온 아내는 눈이 촉촉~ 해 있었고, 아쉬운지 저를 안고서 토닥토닥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하면서 '근데 마지막에 아버지가 날 별로 안 안아주셔서 아쉬워. 섭섭했어' 라고 하는겁니다.
저희 아버지는 원래 저 어릴 땐 좀 무섭고 엄한 분이셨는데, 나이가 들면서 무서웠던 성격은 수그러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쑥스러움이 많으십니다.
어머니께도 애정표현 같은 건 잘 못하시고, 무뚝뚝하셔서 밖에 나갔을 때도 어머니가 팔짱 끼면 '왜 이래! 하지마 사람들 보잖아' 하시는 그런 분이십니다.
그러셨던 분이 아내와는 적어도 10초 이상 허그를 하고, 이야기도 하고, 마지막 인사도 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많이 좋아하시는 구나 생각했는데,
이런 사정을 모르는 아내 눈에는 좀 매정해 보였나봅니다. 게다가 말도 안통하니 아버지께서 하시는 그런 말에 담긴 속내는 알기 어려웠겠죠.
전 아내에게 이런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답니다. 아내는 이해 한 듯 했어요.
그 말을 카카오톡 가족방에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런 메시지가 왔네요.
'아빠가 시크한게 아니라 눈물이 나와서 그냥 시아만 안아주고 갔대'
사랑하는 며느리의 섭섭하다는 말이 계속 마음에 걸리셨나봐요. 그렇게 무뚝뚝하던 분이 솔직하게 '눈물이 날 뻔 했다' 라고 말씀하시다니...
저는 보고 눈을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한편 속으론 그냥 어머니가 좋게 말씀을 해주시는 거겠지 하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 후로도 영상 통화를 할 때 아버지께서 직접 말로 또 한번 말씀하시기도 하셨어요. 저보고 빨리 제대로 번역하라시며 성화시더라구요 ㅋㅋ
그렇게 아버지는 몇번을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시고선 밝게 웃는 며느리를 보고 함께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버지 카톡 프로필을 봤더니 프로필 사진과 메시지가 바뀌어 있더라구요.
저희 세명 가족 사진과 함께 '멀리있어 더 보고싶다♡♡' 라는 메시지를 적어두셨더라구요. 보고 마음이 찡~ 하더군요.
멀리서 지내는 불효를 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죄송스럽고 뭉클해지면서....
그래도 마음씨 따뜻한 좋은 며느리 얻어서 시부모님과 사이 좋게 지내는 걸 보니 한편으론 효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
제가.... 팔불출인거 맞나요? ㅎㅎ 그래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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