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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시청 분향소에 다녀온 일본인 동료우리 이야기/내 이야기 2014. 5. 12. 08:00
세월호, 시청 분향소에 다녀온 일본인 동료
난 참 운이 좋은 걸까, 주변에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많다.
친구들, 회사 동료 뿐만 아니라 블로그 등 사이버 상에서 알고 지내는 분들 중에도 좋은 분들을 자주 만나는 것 같다.
개념있는 일본인 직장 동료 이야기를 통해 세월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지난 2012년~2013년까지 한국 유학을 했고, 그 후 우리 회사에 입사해 함께 한국어 업무를 담당하며 함께 일한 일본인 여자 동료 이야기이다.
겉으로는 당당하고 강한 여자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마음 여리고 착한 동료이자 친구이다.
지난 주에 한국 여행을 다녀왔는데, 하루 시간을 내서 시청에 다녀왔다고 한다.평소,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안부를 묻던 그녀는, 짧은 한국 여행 중에 추모를 위해 시청에 방문했다고 한다.
지인 페이스 북에 올라온 사진과 글을 봤다. 좀 서툰 한국어지만,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분향소를 방문했는지 알 것 같다.
● 외국인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한국과 일본은 많이 닮아있지만, 그 전통이나 예절이 다르기 때문에 행여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겁이났단다.
그러다 용기를 내서 분향소를 안내하던 직원(혹은 자원봉사자)에게 외국인이라 잘 모르니까 함께 가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거절을 당했다고...
그냥 앞 사람 하는 거보고 따라하시라며 거절을 했다고 한다.
한국인으로써 무척 아쉬운 대목이었다.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일이 있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은 찾아주신 모든 분을 마지막까지 잘 안내하는 일 아닐까?
특히 상대가 외국인이라면, 방법을 잘 모른다면 친절하게 설명해 줬어도 좋지 않을까?
오바마 대통령이 내한을 했을 때,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상미 교수가 동행하며 통역 뿐만 아니라 한국의 멋이나 예절, 문화 등을 안내하는 것을 보았다.
이 얘기를 하면, '오바마는 대통령이잖아'라고 말하며 직책에 따른 차별을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일본이었다면 친절하게 분향소 내부까지 안내를 해주고, 방법까지 설명해 줬을 것이다.
일본 슈퍼에 가서 '간장이 어디있냐'고 물으면 하던일을 멈추고라도 직접 간장 앞까지 데려다주기 때문이다.
분향소에서 방문자가 많아 바쁠지 모르겠지만, 외국인 방문자 등에게 조금 더 친절을 베풀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노란 리본의 '미안하다'는 말이 더 슬프다
용기를 내서 혼자 분향소를 찾고 묵도를 올렸다는 친구는, 혼자 눈을 감았다며 부끄러워하면서
분향소를 찾았지만 안 괜찮았다며, 특히 노란 리본에 쓰인 메시지를 보고 너무 슬퍼 울어버렸다고 한다.
자신들이 나쁜게 아닌데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사과의 글이 적힌 걸 보고 너무 슬펐다고 한다.
"미안합니다, 지켜주지 못 했습니다."
대통령은 담당자에게 원인을 규명하도록 지시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분향소를 찾는 우리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말한다. 과연 사고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어떤 말이 더 어울릴까?
먼저 인간 대 인간으로써, 그들에 대해 진심으로 슬퍼하고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서수영님의 시 - '하라니까 제발'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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