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인 아내가 말하는 한국 낫또우리 이야기/가족 이야기 2014. 7. 8. 08:00
일본인 아내가 말하는 한국 낫또
지난 5월 말, 시아네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직까지는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우리 부모님이나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며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잘 해주는 아내 덕분에, 나도 새로운 직장과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아내에게 참 고맙다.
외국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1개월 정도가 지나면 한국의 음식이 그리워지는 것을...
보통 처음에는 그 나라의 음식에 푹 빠져 살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 한국의 김치, 고추장 등이 그리워진다.
나도 딱 그 쯤에 부모님께 김치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던 것 같다.
일본인 아내인 우리 시아 엄마는 무얼 가장 먼저 먹고 싶어했을까?
내가 생각했던 건, 일본의 미소시루(된장국) 이나 간장 혹은 오코노미야키소스로 만든 어떤 요리를 예상했었다.
아내가 처음 나에게 요청한 것은 예상밖에 '낫또'였다.
평소 즐겨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게 제일 먼저 먹고 싶어졌단다.
이유는, 간편하기 때문에 아침에 낫또에 밥을 먹고 싶어졌고, 시아도 즐겨먹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어 꼼꼼한 냉동포장>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낫또를 찾아봤다.
'소스는 조금 아쉽지만, 낫또는 일본식 느낌이 많이난다'는 평이 많은 낫또를 한박스 구입했다.
보통 일본 낫또는 유통기한(조미기한/賞味期限)이 일주일 이내로 짧은 반면에 한국은 꽤 길었다.
이유는 한국에서는 냉동상태로 배송되며, 냉동상태로 보관하기 때문이다.
내용물은 일본과 큰 차이가 없다. 난토위에 비닐랩, 그 위에 소스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낫또의 크기가 좀 크다. 일본의 1.5배~2배 정도는 될 것 같다.
<식탁 유리에 찍힌 우리 어머니는...지켜드리기로 했다 ㅋ>
비닐랩을 벗기고, 소스를 뿌린뒤 젓가락으로 비벼주면~ 끝!!
한입 떠 먹어본 와이프 왈,
"소스 이거 무슨 맛이야?? 아무 맛이 안나는데~?"
만들고 싶어도 낫또 소스는 무엇으로 맛을 내는지 모르겠다며, 소스 맛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또, 낫또도 좀 딱딱하고 커서 먹기 불편하다고 한다.
하지만, 낫또 맛은 조금 난다면서, 한국에서 낫또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조금 안심이 된다고 한다.
한국인인 내가 보니까, 청국장 알맹이에 낫또 소스를 얹은 모양이다. 아쉽지만, 낫토랑 성분은 같으니....
마지막으로 한 현명한 아내의 한마디,
"일본 낫또가 아니라 한국식 낫또, 혹은 다른 음식이라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먹으면 되겠어. 그래도 고마워,여보~"
이렇게 말해주는 건 참 고마운 일이지만, 더 맛있는 낫또, 일본식 낫또가 있는지 더 찾아봐야겠다.
외국에서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이야기 >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아네 근황 - 집 보러 다녀요~ (6) 2014.07.23 일본인 아내의 외국인 등록증 발급받기 (12) 2014.07.17 일본 마지막 날, 떠나는 공항에서 (6) 2014.06.19 일본 소중한 친구의 사요나라 편지 (2) 2014.06.18 일본 친구들과의 마지막 송별회 (12) 2014.06.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