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친구 왈, 이 한자 본적 있니? - 髙일본 이야기/일본어 공부 2014. 6. 28. 08:00
일본 친구 왈, 이 한자 본적 있니? - 髙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한자!
일본어에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문서를 보면 한자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자 비율이 높다.
일본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 한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자 친구가 질문을 한다.
"박군, 이 한자 본적있어?"
그러고 친구가 적어준 메모장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髙倉'
높을 고자에, 중국인 회사 동료의 성이라 본 적이 있었던 창 이라는 글자였다.
일본어에는 음독과 훈독이 있기에, 두가지를 다 이야기 해보았다.
"고소(こうそう) 아니면 타카쿠라(たかくら)? 아니에요?"
라고 묻자, 친구는 '오~ 대단하네' 하며 첫 글자를 다시 한번 제대로 보라고 했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높을 고(高)자가 아니었다.
비슷하긴 하지만, 윗 부분에 획이 하나 더 있고, 떨어져 있지 않아 글자 모양이 조금 달랐다.
친구에게 이런 글자는 처음 본다고, 무슨 글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친구는 그 글자도 '높을 고(高)'와 같은 글자라고 했다. 다만, 옛날 글자라며 흔하지는 않지만 이름에 가끔 쓰인다고 했다.
친구가 적어준 것은, 다름아닌 친구의 어머니 성(姓)이었다. 읽는 법은 두번째 말한, 타카쿠라(たかくら)가 맞다.
한국에서도 찾아보니 '고(高)의 속자'라는 설명과 함께 정말 이런 글자(한자)가 있었다.
<같은 한자를 사용하는, 타카쿠라(髙倉) 신사>
친구가 소개해 준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컴퓨터로 어떤 사이트에 가입을 하는데, 부모님 이름을 적는 란이 있었단다.
친구는 어머니 성함에 '髙倉'를 적었다고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확인을 하자, '髙'가 아닌 '高'로 표시가 되더란다.
친구는 확인차, 해당 사이트 고객센터로 문의를 했지만, 사이트 설정상 그렇게 표시가 되는 문제가 있다며 죄송하지만 '高' 이 글자로 쓰게 해달라고 했단다.
이런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자신이 자라오는 동안 종종 있었다고 한다.
친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자, 나와 사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이름의 중간 글자에는 쇠북 종(鍾)을 쓰는데, 일본에는 이 한자가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있지만 잘 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 있을 때, 종 종(鐘)자를 많이 쓰곤 했다.
일본에서 마지막에 다녔던 회사에서도 이 한자로 된 명찰과 명함을 받았었다.
흔치 않은 한자를 갖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이다. 중국인이나 한국인들은 일본에 없는 한자를 쓰다보니 이런 일이 종종 생길 수 있다지만,
일본인들 중에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게 신선했고, 이 친구와는 공감이 되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
또, 친구덕에 일본어, 한자를 하나 배울 수 있게 된 것 같다. 친구야 고마워~ ^^
'일본 이야기 > 일본어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어】쏙 빼닮은 오이두개!? - うりふたつ (4) 2014.07.12 【일본어】키마구레(気まぐれ) (2) 2014.07.05 【일본어】장음은 항상 헷갈리고 어려워! (4) 2014.06.21 【일본어】줄여서 빠르게 말하는 일본어 인사말 (16) 2014.06.14 【일본어】일하다가 '풍선'을 달라구?? - 사무용품 명칭 (6) 2014.06.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