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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엘리베이터에서 혼쭐나던 일본인우리 이야기/내 이야기 2014. 6. 4. 08:00
말실수로 엘리베이터에서 호되게 혼나던 일본인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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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엘리베이터에서 '하이'는 한번만 하라고 호되게 혼나고 있는 영업 사원을 봤답니다.
지난 번에 소개했던 일본어로 알겠습니다인 '하이' 제 2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희 회사는 6층에 있는데, 같은 건물에는 여러 회사가 있답니다. 일본 유명 보험회사도 있고, 식료품, 과자 브랜드, 건설업 등등..
지난 번에는 종이가방에 포테토칩을 10개나 들고 가길래, 몇층이시냐고 과자를 무척 많이 가지고 가신다고 농담을 건냈더니,
영업용 과자 샘플을 가지고 가는 거라며 조금 여유있게 가져왔으니 괜찮으시면 하나 드시라고 받은 적도 있답니다 ㅎㅎ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 다른 층의 영업사원으로 보이는 말끔하게 정장을 입은 두 남자가 옆에 서더니,
상관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부하 직원에게 호되게 혼을 내면서 조언을 해주고 있더라구요. '그럴 땐 이렇게 했어야지~' 하면서요.
대충 내용은 고객에게 말하면 안되는 회사 기밀같은 내용을 실수로 말해버려서 앞으로 주의하라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을 듣고 있던 부하 직원이 '하이 하이 하이' 이렇게 3번 정도를 대답하자, 상사가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하이는 한번만 말하는 거라고 안 배웠어!!??
이쪽은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 말투는 뭐야! 영업을 한다는 놈이 기본적인 대화 예절도 안되있네!
설마 고객들한테도 그러니? 상대방이 열심히 알려주고 있으면 새겨 들어야지, 귀찮다는 듯 하이하이~ 가 뭐야!
그것보다 너 진짜 제대로 이해하긴 한거야!?"
순간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옆에서 혼나고 있는데 타인인 내가 뭐라고 끼어들 수도 없고...
부하 직원도 '아~ 대단히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하고 무척 정중하게 상관에게 사과를 하더군요. 저랑도 눈을 마주치며 미안하다는 표현도 하구요.
또, 혼을 내던 상관도 미안했는지 내리면서 '죄송했습니다 すみませんでした' 라고 인사를 하고 내렸지만, 정말 황당하고 당황스럽더군요.
남들 앞에서 잘 표현을 안하는 일본인이, 비록 저밖에 없었다고는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 앞에서 그렇게 기분 표현을 하는 건 보기 드물거든요.
아마 순간 엄청 화가 났었나봐요. 이렇게 일본에서 '네 はい'를 2번 이상 말하는건 무척 결례가 되는 언행이랍니다.
그 일이 있고 회사로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도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더라구요.
예전에 저도 처음 일본에 와서 '언어교환 스터디' 식으로, 저는 한국어를 상대 일본인은 일본어를 가르쳐주면서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엄청 꼼꼼하게 사소한 것까지 체크를 해 주던 상대방이었답니다. 일본어 발음이며 일본 예절, 문화까지 꼼꼼하게 체크해서 알려줬었답니다.
그 때 한번 지적을 받은 적이 있는데, 상대방이 제가 질문했던 일본어 단어와 관련된 일본 문화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제가 '하이 하이' 하고 대답을 했더니,
"혹시 듣기 싫으세요? 아님 알고 있는 내용이에요? 일본어로 '하이 하이' 하고 대답을 하면 듣기 싫다는 것처럼 들리거든요."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리고, 그런 표현인 줄 몰랐다고 정중히 사과를 한 적이 있었답니다.
한국어에서는 '네~네~' '아~~네~' 이런식으로 대답을 할 때 추임새를 넣곤 하는데 습관이 되서 일본어로도 똑같이 말한 적이 있는데, 실례가 된다고 하더군요.
물론 억양이나 말투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일본어에서 '하이'는 한번만 말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동료나 친구끼리는 '하이↗ 하이↗ 하이↗' 이런 식으로 말 끝을 올리고 상대말에 수긍하는, 동조하는 듯하게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직장 상사 등과 업무적인 내용이나, 지시 또는 지도, 지적을 받는 경우에는 '하이'를 한번말 말하는게 좋답니다.
보통 이런걸 어릴 때 많이 배우곤 하는데, 순간적으로 부하 직원도 너무 잔소리를 들어서 귀찮았던건지 아님 정말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뱉어버린거죠.
정말 오랜만에 일본인이 화내는 걸 본 것 같습니다 ㅎㅎ 그것도 '하이'를 세번 말했다고 저렇게나 화를 내다니...아마 그 전 일이랑 복합적인 것이겠지만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덕분에 새삼 말, 말투의 소중함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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