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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제 손으로 직접 떡을 만들었어요~우리 이야기/가족 이야기 2014. 1. 2. 08:00
일본의 모찌쯔키 (떡 치기)
일본은 1월1일이 되기 전, 모찌츠키(떡 치기)를 해서 떡을 만드는 풍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설날에는 이렇게 만들곤 하죠?
일본에는 구정이 없고 신정만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새해가 밝기 전에 떡을 찧는답니다. 일본 새해 풍습에 대해서는 지난 글을...
뭔가 어색한 제 포즈 ㅋㅋㅋㅋㅋㅋ
아내의 10년지기 친구 집에서는 매년 12월 30일에 떡 치기를 하는데, 제가 일본에 오고나서 매년 참가하고 있답니다.
올해로 3년채인데, 첫해엔 손님이라고 구경만하고...두번째해에는 시아가 아직 어려서 돌보느라 못하고, 올해 삼년차에 드디어 정식 참가했네요 ㅋ
그래서 그런지 아직 포즈가 서투른 것 같네요. 그래도 올해에는 혼자서 5장 정도 만들고, 다른 사람들 도와주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조금 몸져 누웠어요 ㅋㅋㅋ
전체 전경이에요. 집 뒷 마당에서 이렇게 힘있는 남자들과 떡을 뒤집어줄 아내들
떡이 한장 완성되서 모두 오순도순 모여서 지금 먹을 떡을 만들고 있답니다~ ^^
떡 치는 소리 '쿵 쿵' 소리가 신기했는지...시아도 장난감 들고 놀다가 빤히 구경하고 있답니다. 아빠, 삼촌들 화이팅!!
누가누가 떡을 잘 치나 봐볼까요?? 총 3팀의 후보 + 시아아빠. 누가 잘 하는거 같나요? ^^
후보 1. 여성팀! 남편이 다리를 다쳐서 못한다고 하자, 그 아내분께서 해보겠다면서 나오더군요.
저희처럼 벌써 3-4년 정도 참가하고 있어서 그런지,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구 아주 잘하더라구요~
힘은 남자들에 비해 좀 딸리지만, 떡은 힘으로만 되는건 아니더라구요~ ㅋㅋ
후보 2. 파워맨! 정말 힘이 장난 아니더라구요. 보통 '쿵쿵' 아니면 '딱딱' 소리가 나는데, 이 분이 치면 '쾅쾅' 소리에 절구가 막 흔들릴정도로...ㅎㅎ
떡 가운데도 잘 맞추셔서 남들보다 훨씬 빠른시간에 떡이 만들어지더라구요. 대박~~! ㅎ
후보 3. 사위팀! 파란 잠바 입은 친구가 이 집 딸이구요, 뒤에 서 계신분이 아버지에요. 그리고 떡방아를 치고 있는 사람이 사위랍니다.
역시 오랜 노하우로 포즈도 안정적이구, 크게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소리도 좋고 잘 하더라구요.
이 사위 커플이 이번 떡 치기의 베스트인 것 같아요 저는... ㅎ
모두의 힘을 합쳐 만든 떡! 어때요? 쫄깃쫄깃 해보이나요?
떡은 2종류로, 떡용 쌀로 만든 것과 하가네 모찌라고 해서 떡용 쌀과 반반 섞인 것(?)이 있어요.
이렇게 조금씩 떼어서 모아두고, 그냥 그대로 먹기도 하고....
이렇게 단맛이 나는 고물을 뭍혀서 다이후쿠 모찌(大福もち)로 만들어 먹기두 하구요~ 콩고물을 뭍혀서 먹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바로!!
바로 팥고물(앙코)로 싸서 먹는 오하기(おはぎ.?) 가 제일 맛있더라구요.
나고야 지방에서 유명한 떡 중에 하나인 아카후쿠(赤福餅) 가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면서 달달한 맛에 제일 맛있답니다! ^^
그리고 시아가 제일 좋아하는 시금치 양념 떡.
시금치에 참기름같은 고소한 양념에 소금이나 설탕을 뿌려서 만드는 건데, 떡에 시금치를 얹어 먹으면 정말 고소하고 맛있어요.
시아가 떡은 목에 걸릴가봐 많이 못주겠고 조금씩 떼어서 줬는데, 시금치는 정말 맛있게 잘 먹더군요.
다이콩 오로시 모찌(大根おろし餅).
생 무를 갈이사 간장 혹은 퐁즈(ポン酢)에 양념해서 먹는걸 다이콩 오로시라고 하는데, 일본인들은 이 양념을 즐겨 먹는답니다.
떡에도 뭍혀서 먹었더니 정말 맛있더군요~ 제가 여름에 가장 즐겨먹는 양념 중에 하나랍니다. 겨울엔 좀 추워서...따뜻한게 좋아요~ ^^
카츠오부시 모찌(かつお節餅)
한국에서도 오코노미야키나 일본식 우동 등을 먹으러 가면 위에 얹어있는 얇은 비닐(?) 같은 카츠오부시.
이걸로 비비듯이 양념을 해서 먹어도 정말 맛있답니다~ 근데 이건 카츠오를 좀 많이 해서 그런지 너무 짜더라구요 ㅋㅋ
당장 만들어서 모두와 나눠먹기도 하고, 또 이렇게 넓은 판에 밀가루를 뭍혀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놔뒀다가 다음에 먹기도 한답니다.
떡은 금방 단단하게 굳어버리기 떄문에, 넓게 펴서 보관을 한답니다.
시골 느낌 나죠? ㅎㅎ 저렇게 볏짚으로 만든 물건 얼마만에 본건지... 그립네요. 저 어릴 때 할머니댁에 가면 가끔 있곤 했는데 ㅎㅎ
쟁반이나 신문에 두는 것보다 볏짚 위에 놓는게 모양이 예쁘게 잘 굳고 또 맛있다는 주인 할아버지의 고집으로 매년 이렇게 하고 있답니다.
일본인들은 이런게 아주 강한 것 같아요. 자신 만의 스타일을 고수해서 그 맛을 이어나가고 또 물려주려 한다는...그래서 몇대째 같은 음식을 같은 맛으로 이어간답니다.
다음에 먹기 좋게하고 또 제사상에 올리기 위한 떡도 만든답니다. 보면, 크기가 조금씩 다르죠? 일부러 저렇게 한거에요~
하나는 크고, 하나는 좀 작게 해서 눈사람 모양으로 2개를 올려서 상 위에 올린답니다. 그래서 저렇게 크기가 조금씩 다른거에요.
<아빠, 삼촌, 누나 모두 수고했어요~>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요즘에는 만들어진 떡을 사서 올리거나, 또 그냥 생략해버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집에서 떡을 만드는 곳은 찾기 힘들어요. 물론 이벤트 형식으로 조금만 만들어 보는 체험식으로는 있지만, 쓸 양을 전부 만드는 곳은 드물어요.
저희는 쌀 2가마 정도 분량으로, 사진 크기의 큰 떡을 약 30장 정도 매년 만들고 있답니다.
직접 다 사용하기도 하고, 와준 동료나 지인들에게 나눠주시기도 하구, 집 근처의 이웃들에도 나누어주신답니다.
저는 이런 전통과 마음이 너무 예뻐서 매년 참석하고 있어요. 안쓰던 근육들로 한번 하고 나면 다음날 꽤 피곤하지만, 마음은 참 따뜻해 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 힘을 합쳐서 우리가 먹을 음식을 만들었다는 보람과, 막 지은 떡은 무척 맛있답니다~ ^^
일본에서 연말연시 기분 MAX! 떡치기 현장이었습니다~~
모두 즐거운 2014년, 떡 많이 드시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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