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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일본에서 아이에게 한국말 가르치기!우리 이야기/아이 이야기 2014. 2. 6. 08:00
우리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요즘 정말 행복하고 살맛 납니다~ 후후후!
무슨 일이냐구요? 이제 1년 8개월 째 들어가는데, 우리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말이 좀 더딘편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아무래도 한국어, 일본어를 같이 쓰다보니 더디게 배우는 것 같아요.
한 언어를 배우는 것보다는 두개 언어를 같이 사용하면 좀 늦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대부분 국제 결혼을 한 커플이라면 공감하실거에요.
주변에 국제 결혼을 하신 분들께 여쭤보고 알아보고 해도, 좀 많이 늦은 편이라 걱정을 좀 했었는데 이제 배우기 시작하면서 안심했습니다.
가장 먼저 아이가 배운 말은, 아빠도 엄마도 맘마도 아닌... '발' 이었습니다 ㅋㅋ
대부분 식욕, 식탐이 있는 아이라면 엄마나 맘마(밥)을 먼저 배운다고 하던데, 우리 아이는 신기하게도 '발'이라는 단어를 먼저 기억했네요.
이유는 제가 사준 책 때문이었는데요, 아내에게 한국어도 가르칠 겸해서 아이가 읽을만한 동화책을 하나 사줬답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라는 책인데, 그림도 그렇고 책 내용도 그렇고 아이에게 읽어주기 무척 좋더라구요.
그림체가 귀엽기도 하고 내용도 마음 따뜻하게 힐링이 되는 그런 책입니다.
책에 보면,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해, 네 손과 네 발과 네 머리와....' 이런 구절이 있는데,
아이 엄마가 이 부분을 읽어주면서 '네 손과...' 의 부분에서 손을 직접 데보도록 시키고, '네 발과...'의 부분에서 발을 갖다 대도록 시켰는데
아무래도 발을 직접 갔다 대다 보니까 금방 외웠나봐요. 이 책을 들고 와서는 '발' 이라고 말하면서 자기 발을 치켜들더군요 ㅎㅎ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 국내도서
- 저자 :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Bernaette Rossetti-Shustak) / 신형건역
- 출판 : 보물창고 2006.12.20
그리고 그 다음으로 기억한 말은, 일본어 '오하요 おはよう'랍니다. 오하요는 일본 아침인사인데, 한국어로는 '안녕하세요' 혹은 '안녕히 주무셨어요' 일까요?
아침에 일어나면 애 엄마가 '오하요' 하고 인사를 하니까 애도 그걸 기억해서 어느샌가 아침이면 저에게도 '오하요' 라고 인사를 하더군요.
한국어로 해줬으면 더 좋겠지만, 한국어 인사 발음이 너무 어려운가봐요 ㅎㅎ
아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인사를 하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행동으로만 보일뿐, 말로는 못하네요.
세번째 기억한 말은 일본어 '이코우까 行こうか' 인데요, 한국어로는 '가자' '갈까?' 하는 말입니다.
아이와 함께 밖에 나갈 때면 아이도 눈치를 채고는 자기 입을 잠바를 들고 현관으로 나온답니다.
그럼 안아서 밖으로 함께 나가곤 하는데, 그럴 때 팔을 벌리면서 '이코우까' 하고 가자는 신호를 주곤 했는데, 그 말을 기억했더군요.
그래서 어디 밖에 나가려고 할 때면 자기 입을 옷을 질질 끌고 오면서 '이코우까 이코우까' 하더군요.
얼마전에 뭔가 아쉬워서 한국어로 '갈까?' 하고 말을 했더니 또 그걸 기억해서 '가까~ 가까~' 라는 발음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부모님께 들려줬더니 아이들이 과자를 말할 때 하는 말 '까까' 같이 들린다고는 하는데.. 의미는 확실히 어디 가고 싶을때 하니까 '갈까?'가 맞겠죠? ㅋㅋ
또, 오늘 아침에 하나를 더 기억했답니다. 그 따끈따끈한 말은 바로 일본어인데 '다이지 大事' . 한국어로는 '중요하다' '소중하다'는 의미랍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호기심에 만지기도 하고 집거나 던지기도 하다보니까 집에 물건이 성할날이 없는데,
그렇게 아이가 함부로 물건을 대하면 아내가 '이건 소중한(大事) 거니까 하면 안돼!' 하고 교육을 시킨다고 하네요.
그 말을 기억해서 '다이지' 라는 말을 기억했다고 합니다. 근데 별로 자주 하지는 않는대요. 보통 혼날 때 많이 들어서 그런가봐요 ㅎㅎ
제일 처음 기억한 말이 한국어라 기분이 좋긴 하지만, 그 후로는 일본어만 기억하고 있는 거 같아서 뭔가 씁쓸하네요.
비록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고는 있지만,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적다보니 일본어를 먼저 기억하게 되네요.
아내가 한국어 공부를 조금씩 하고 있고, 또 한국책을 제가 자꾸 사다주고 하지만... 그걸로는 역시 역부족인가 봅니다.
앞으로 집에가면 아이에게 한국말을 더 많이 가르치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도 더 자주 연락을 드려서 아이에게 한국어를 익히게 해야겠습니다!
선배 엄마, 아빠님들! 아이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좋은 방법 있으면 많이 알려주세요~~
아무튼, 아이가 이렇게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성장이 눈에 보이니까 매일 매일 행복한, 아들 바보 초보 시아아빠입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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