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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왜 설 전날을 '까치설날' 이라고 할까?TIP&정보/한국&한국어 2014. 1. 30. 08:00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이제 조금 있으면 설날입니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아무래도 이국땅 일본에서 설날을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가족 친척 친구들과 보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할머니와 부모님께 인사드리지 못하고 손주를 못 보여드리는게 더 죄송스럽고 그렇네요.
그래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화상통화로 멀리서나마 화면으로 보여드려야겠어요. 시골이라 통신 상태가 좋지 않다는게 문제지만 ㅠㅠ
한국어 수업을 하다보면, 단순하게 언어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흥미 위주로 한국의 문화나 재미있는 이야기, 노래 등을 함께 알려주곤 한답니다.
설날이 가까워지면서 요즘 한국어 수업에서는 설날에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해주고 있는데요, 지난 수업에서 바로 이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모두들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노래죠? 학생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곤 하는데, 일본에는 까치가 별로 없어서 모르는 학생들도 있더군요.
일본어로 까치는 '카사사기 カササギ' 라고 합니다만, 일본에는 까치보다는 '까마귀 カラス'가 훨씬 많아요. 무서운 녀석들...사람이 지나가도 안 비켜요 ㄷㄷ
이 노래를 들려주고 가삿말에 대해 번역을 해서 소개를 해주는데,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선생님, 근데 왜 설날 전날을 까치 설날이라고 해요?"
오~ 예리한 질문!! 제가 알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인 '까치는 길조(吉鳥)이기 때문' 이라고 설명을 했는데, 학생들이 별로 납득을 하지 못한다는 표정이더군요.
그래서 집에 돌아와 철저하게 까치 설날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 조사를 했더니, 정말 많은 설이 있더군요!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계세요? 제가 오늘 그 궁금증에 대해 시원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
● 까치의 습성때문
예로부터 '까치가 깍깍 울면 날씨가 맑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를 잘 알아맞히는 영물(靈物)입니다.
노아의 홍수나 신화 속에서도 까치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설날이 맑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더군요.
그리고 까치는 겨울에 집을 짓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보통 설날 전에 집을 다 짓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래서 까치처럼 모든 준비를 마추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로 까치설날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설도 있습니다.
또, 가장 많이들 알려져있고 저도 가장 신뢰하고 있는 이야기 중에 하나인데요,
까치의 습성중에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고 하는 본능이 있는데, 다른 자들이 이 영역에 침입하면 경계를 하며 '깍깍' 하고 울어댄답니다.
그래서 까치가 한 마을에 자리를 잡으면 왠만한 마을 사람은 기억을 하는데, 외부 사람들이 들어오면 울어댄답니다. 마치 집을 지키는 개처럼요.
이를 보고 과거에 사람들은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며, 까치를 길조로 여겼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설 전날에는 반가운 손님이 많이 오기 때문에 까치가 울 일이 많기 때문에 까치 설날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반가운 가족, 친척들이 많이 찾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까치 설날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 '까치밥주기' 풍속때문
'까치밥 주기' 풍습은 정원 대보름 아침에 까치에게 밥을 주는 풍속을 말하는데, 지역에 따라 까치를 까마귀로 인식하여 까마귀 밥주기라고도 합니다.
까치밥주기는 정원 대보름날 아침에 까치나 까마귀가 와서 먹으라고 소쿠리에 담아 처마 끝이나 장독대 혹은 담장 위에 밥을 놓아둔답니다.
이러한 풍습은 감과 같은 열매를 딸 때, 까치밥이라고 몇알을 남겨주는 풍습과도 관련이 있어보입니다.
까치밥주기 풍습의 유래는 과거 문헌인 『삼국유사(三國遺事)』 사금갑조(射琴匣條)에서 찾을 수 있는데,
신라 21대 소지왕이 정원 대보름날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을 때, 갑자기 날아온 까마귀가 왕을 위험으로부터 일깨워 주었으므로
그때부터 정월 대보름이면 까마귀를 기리기 위해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이에 까마귀제라고 하여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생겼답니다.
이런 풍습의 연장으로 설날의 전날을 까치의 날, 까치설날 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비록 왕일지라도 작은 짐승에게 은혜를 입으면, 은혜를 잊지않는다 교훈으로, 설날에도 부모님과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 옛말 '가치'로부터
사실은 까치 설날이 아니라 '가치 설날' 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옛 순수 우리말로 '가치'라는 말은 '어제'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제 설날, 설날 전날'이라는 의미로 가치 설날이라고 했는데, 그 말을 어린아이들이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게 친숙한 동물인 까치로 바꾸었다는 설이 있네요.
또는 오늘날 '가치'라는 말이 쓰이지 않게 되면서 발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답니다.
그런데 이 '가치'라는 옛말은 아무리 찾아봐도 '어제'라는 의미를 갖었다는 이야기를 찾아볼 수가 없는데...혹시 알고 계신 분 있나요??
아무튼 전해들은 이야기지만 옛말로부터 까치 설날이라는 말이 생겼다고도 하네요.
어느 것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하나같이 기분좋고 행복한 설날을 기대했던 선조들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이번 설날은 토일이 껴서 4일간이라죠? 5일이 되지 않은건 아쉽지만, 주중에 껴서 3일인 때보다는 고향에 찾아갈 여유가 조금 있네요.
비록 저는 타지에 나와서 못 찾아뵈는 불효를 저지르지만, 고향에 찾아뵐 수 있는 여유가 되신다면 운전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그럼 모두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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