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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2). 우리 시아는 '아들'이랍니다!우리 이야기/아이 이야기 2014. 3. 27. 08:00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 시아는 '아들'이랍니다!
[우리 아들 이름은 '시아' 랍니다]에 이어 두번째 이야기!
지난 번에 시아 이름을 지을 때 고민했던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엔 중성스런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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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 [우리 이야기/아이 이야기] - 이름(1).우리 아들 이름은 '시아' 랍니다!
일본에서 출산을 해서 아이의 출생신고(이름 등록)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에 출생 신고를 해야합니다.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산모수첩과 병원에서 출생 신고서를 발급받아가야 한답니다.
이렇게 일본에 출생 신고를 하고 나면, 다시 대한민국 영사관(대사관)에서 한국에 출생 신고를 해야합니다.
영사관에서 출생신고 하는데 필요한 서류는,
출생신고서(영사관 비치), 일본호적등본 또는 출생수리증명서 및 번역문, 한국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외국인등록증 또는 여권, 도장
다른건 일본 구약소(区役所)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지만, 한국의 증명서류는 발급이 어려워요.
영사관에서 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한국에서 확인하고 인증받아 발급받는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린답니다.
저희같은 경우에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동사무소에서 떼어다가 보내달라고 해서 서류를 들고 나고야 영사관으로 갔습니다.
일본에 출생신고를 하면, 한국에는 조금 시간을 두고 출생신고를 해도 된답니다(아마 3개월 이내였던 것 같아요).
이렇게 서류를 준비해서 출생신고를 하러 갔더니, 저와 이름이 비슷한 담당자분이 도와주시더군요.
"일본에서 출생신고를 하셨네요? 아내분이 일본인이시죠? 아이구~ 따님이 낯선지 많이 우시네요..."
"아...아들입니다"
중성적인 이름 탓에 딸로 오해를 하는 분이 많이 계신데, 어김없이 담당자분도 딸로 오해를 하셨더라구요.
이렇게 영사관에서 출생 신고를 하면, 약 1주일~1달 정도 시간이 걸리고 한국에 출생 신고가 된답니다.
이렇게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데, 한국에서 부모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호적등본 떼어봤더니 우리 시아 이름 호적에 올라가 있더라~ 하하하~"
손자 이름이 호적 등본에 올라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셨는지,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동사무소에 가서 호적 등본에 시아 이름이 올라갔는지 확인하셨던 모양입니다.
철부지 아들이 아기를 낳아서, 그 이름이 자신의 호적 등본에 올라오니 마냥 신기하신 모양입니다. 그런데...
"근데, 시아 등본에 보면 주민번호가 좀 이상하게 올라와 있더라?"
화상전화를 하고 있었던 터라 보여달라고 해서 봤더니 정말 이상하게 올라가 있더군요.
20120704-3000000
2000년대부터 태어나면 남자는 3, 여자는 4로 시작하는건 알겠는데, 그 뒷번호가 0번으로만 되어 있더군요. 이걸 보더니 아내 왈,
"와~ 신기하다! 우리 시아가 딱 0으로 떨어졌나봐! 럭키! 기억하기 쉽겠다!!"
그게 아니라 등록이 정상적으로 안된거 같다고 설명을 하고, 동사무소에 연락을 했더니 이중국적자, 해외 출생자는 주민번호가 발급이 안된다는군요.
주민번호를 발급 받으려면 부모가 직접 동사무소에 와서 신청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아는 몇개월을 주민번호 없이 지내다가, 100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 한국에 가서 주민번호 발급 신청을 했습니다.
조건은, 부모 신분증을 가지고 직접 와서 신청을 해야하고, 또 한국에 3개월이상 거주를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일단 귀국을 했다고, 일본 출국 일정은 미정이라고 둘러대고 발급 신청을 했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시아에게도 주민등록 번호가 생겼어요!!! 어? 그런데...뭐가 또 이상한데??
20120704-4123456 ※ 123456은 임의의 번호입니다.
주민번호 앞자리가 4?? 이건 여아에게 붙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이상하다 싶어 물어봤더니...
"아, 남자 아이였어요? 이름만보고 여자 아이인 줄 알고 실수를 했네요. 죄송합니다. "
한번 등록한 주민번호를 지우고 다시 등록해 주시더군요. 근데 이게 작업이 번거로운 모양이에요.
과장에게 물어보고 다른 동사무소에 또 물어보고, 시간도 한시간정도를 소요하더니...한참 걸려서 겨우 발급을...;;;
담당자분께서 이중국적자 처리랑 주민번호 재발급은 처음이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한참을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일주일간의 한국 일정과 주민번호 발급 받아서 은행에 가야됐던터라 마음은 급했지만, 어쩔 수 없죠...;;
한국에서 시아 용돈이라고 돈을 쥐어주는 주변 친인척, 지인들이 있는데 그 돈을 제가 쓰기는 좀 그렇고... 아이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넣어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은행에서 통장을 발급받으려면 아이 주민번호는 필수라고 하더군요.
일본 국적으로 발급받으려고 해도 보통 외국인도 외국인 등록 번호가 있어야 통장 개설이 가능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주민번호가 필요하더라구요.
그렇게 갓 발급받은 주민번호와 가족관계 증명서를 발급받아 들고 은행으로 갔습니다.
그런데...이번엔 또 통장 개설을 위해서는 아이 도장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OTL....
미성년자인 아이는 사인을 할 수 없고, 부모라고 해도 본인 증명이 가능한 도장이 필수라고 해요.
예전에는 부모가 대리인으로 사인이나 도장으로 대신했는데 규칙이 엄해져서 꼭 아이 도장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또 은행에서 나와서 도장을 팠습니다. 혹시 일본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자 이름으로 도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도장을 들고 다시 찾은 은행. 신청서를 작성하고 담당자분에게 건네주었더니, 담당자 왈,
"시아 아버님, 죄송한데 다시 써주셔야 할 것 같아요. 성별에 '남'에 체크를 하셨네요."
"아...아들입니다"
몹시 당황해 하시더니 가족 증명서를 보시고는 "아 남자군요, 죄송합니다" 하시더군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방금 동사무소에서도 여자 아이로 알고 여자 주민번호로 나와있어서 재발급 받고 왔답니다"
민망하셨는지, 비타 500도 한잔 건내주시면서 자주 오해받냐는 둥, 주민번호 재발급도 되냐는 둥,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냐는 둥 말씀을 많이 하시더군요.
여튼 이름 덕분에 음료수도 얻어먹고 좋....좋았습니다!! ㅠㅠ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해서 발급받은 시아 명의로 된 뽀로로 디자인의 '국민은행 KB 주니어 Star 통장'
그리고 그 후로도 일본, 한국 할 것 없이 여자 아이냐고 오해를 자주 받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이름이라 몇번 묻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게까지 여자 이름 같다는 생각은 안하는데, 나중에 아이가 커서 창피해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는군요 ^^;;
※ 추 - 블로그에 아이 관련해서 고민같은 글을 올리면, 댓글로 용기를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초보 아빠 많이 힘을 얻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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