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1).우리 아들 이름은 '시아' 랍니다!우리 이야기/아이 이야기 2014. 3. 20. 08:00
우리 아들 이름은 '시아' 랍니다
이제 1년 7개월된 우리 아들 이름은 '시아'랍니다. 어느새 옹알이도 하고, 아침 식사로 아빠에게 빵을 가져다주기도 할 만큼 자랐어요.
주변 또래들은 몇마디씩 말을 하는데 집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번갈아가면서 써서 그런지 말을 하는 속도가 좀 느리네요.
한동안 고민이었던 밥을 안먹고 체중이 늘지 않던 건, 철분제 때문인지 먹을 시기가 와서 그런지 요즘은 잘 먹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빨리 달라고 칭얼대기도 하고, 평소와 같은 양의 밥 한공기를 다 비우고 더 달라고 하기도 하구요.
아무래도 괜한 걱정을 했나보네요. 아직까지 체중의 변화는 없고 평균 체중에 약간 모자르지만 밥을 잘 먹어주니 부모로써 행복하군요.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여러가지 이름을 고민했었답니다.
저는 한국어에도 의미가 있고 일본어에도 의미가 있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어요. 가능하면 순 우리말 이름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면, 여자아이면 소라 (일본어 空 하늘), 하나 (일본어 花 꽃), 유리(보통 일본 이름) 등... 남자아이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자주 쓰는 이름인 준, 진 등등...
하지만 아내에게 하나씩 거절 당하고(같은 이름의 지인이 있는데 별로 좋은 성격이 아니었다는 이유 등으로...) 새로운 이름을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지난 글에 잠깐 소개했었는데, 오늘은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2013/09/05 - [일본 이야기] - 【작명】예쁜 이름의 짓기 [박찬호 부인 박리혜]
2014/03/20 - [우리 이야기/아이 이야기] - 이름(1).우리 아들 이름은 '시아' 랍니다!
저희가 아이 이름을 지어 줄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① 한국과 일본에서 동일한 이름
이중국적자는 한국과 일본에 서로 다른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예를 들면, 같은 한자로 영웅(英雄) 이라면 한국에서는 영웅이지만, 일본에서는 '에이유우' 혹은 '히로' 로 불립니다. 일본에서 영웅이라는 발음으로는 안쓰이게 되죠.
또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도 등록이 가능합니다. 한국에는 철수, 일본에서는 마코토 뭐 이런식으로요.
하지만, 이러면 한국에 계신 저희 부모님(시아 할머니, 할아버지)가 부르는 이름이랑 일본인인 장인 장모님이 부르는 이름이 달라져서
아이에게 혼란이 올 것 같아서 같은 발음의 이름으로 하고 싶었답니다. 또는 결국 하나의 이름은 안 쓰는 이름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래서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발음의 같은 이름으로 불렸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② 한일간 동일한 한자
한자이름이 아닌 순 우리말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한자 이름이 필요한 경우가 많더군요. 특히 일본에서는 더더욱...
그래서 한자를 이용한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는데, 일본과 한국은 미묘하게 한자가 서로 다르답니다.
예를들면 '나라 국'자는 한국에서는 國(국)이지만 일본에서는 国(쿠니 くに) 식으로 한자 형태가 전혀 다른 경우도 있고,
제 이름에 쓰이는 鍾 처럼 일본에서는 쓰이지 않는 한자도 있답니다. 그래서 제 이름을 일본어로 쓸 때 鐘으로 잘못 쓰이는 경우가 자주 있답니다.
가능하면 한국과 일본에서 동일한 혹은 비슷한 한자를 사용하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습니다.
③ 발음하기 쉬운 이름
글로벌 시대에 맞춰 한국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권에서도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어요.
받침이 없어야하고, 영문으로 이름을 썼을 때 3~5글자 이내로 쓸 수 있고 발음을 비슷하게 하는 이름.
그리고 기왕이면 유럽권에서도 쓸 수 있는 이름으로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이국적인 스미스, 폴 같은 이름은 이상하구요 ^^
④ 의미가 있는 이름
한자의 의미를 풀어서 말했을 때, 뭔가 의미가 있는 이름으로 해주고 싶었습니다. 혹은, 각각의 한자가 같는 의미가 예쁜 한자로...
이름 풀이로 의미가 없다면 굳이 한자 이름이 아닌 순한국어 혹은 일본 히라가나 이름으로 하면 되니까요.
기왕 한자로 이름을 짓는 거라면 이름에 의미가 있는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습니다.
<아내가 직접 만들어 할아버지, 할머니께 보내드렸더라구요. 테이프로 조금 조잡하지만...ㅋ >
지인이나 친척 중에 없는 이름, 너무 튀지 않는 이름 등의 다른 조건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건 위 네가지 정도가 되겠네요.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하니 무척 신중해 지더군요. 아이 이름짓는게 이렇게 힘들군요! ^^
여튼 그렇게 고민고민 해서 출산 직전까지 결정을 못하고 몇가지 후보를 생각해 둔 뒤, 아이가 나오고 얼굴을 보고 나서 결정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고민고민해서 지은 이름이 바로 시아(詩亞) 입니다. 조금 중성스러운 이름이라 종종 여자 아이냐고 물어오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들이랍니다~ ^^
아이 이름을 짓고 양가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조금 여자 아이같은 느낌은 들지만 부르기 쉽고 아주 좋은 이름이라며 찬성해주시더군요.
특히 장인 어른께서는 좋아하는 배우와 이름이 같다며 좋아하시더군요. 근데, 그 배우는 샤이아 라보프(Shia LaBeouf) 라고 발음이 조금 다릅니다만;;
여튼 그렇게 결정을 하고 허락을 받고, 그 이름으로 부부와 가족의 합의하에 작명을 하고 한국과 일본에 등록을 했답니다.
※ 등록하던 중에 에피소드가 또 있는데... 이건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부모가 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이렇게 고민해서 지어준 이 이름을, 아이는 좋아하게 될까요?
아직은 너무 어려서 '시아야~' 하고 불러도 잘 쳐다보지도 않는답니다. 언제쯤 그게 자기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될지...
또 언제쯤 그 이름을 '좋다 싫다'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될런지... 조금 두려우면서도 기다려집니다.
아빠, 엄마가 고민고민해서 지어준 이름, 정말 마음에 들어요~
라고 해주면 좋으련만...^^
아이 이름 고민, 부모들이라면 모두들 고민해보신 이야기죠? 좋은 부모되기...하나부터 열까지 참 힘드네요.
'우리 이야기 > 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름(3). 우리 아이와 동명이인은 누가 있을까? (10) 2014.04.09 이름(2). 우리 시아는 '아들'이랍니다! (16) 2014.03.27 【육아】철분제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8) 2014.03.18 【육아】우리 아이에 손대지 마세요!! (6) 2014.02.20 【말】일본에서 아이에게 한국말 가르치기! (6) 2014.02.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