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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일본인 장모님의 진지한 미래 상담우리 이야기/내 이야기 2014. 2. 5. 08:00
진지한 일본인 장모님의 이직 상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일본 여자와 결혼을 해서 일본에서 생활 중인 시아아빠입니다. 당연히, 장모님도 일본 사람이겠죠~!?
근데 저희 장모님은 조금 깐깐하신 편이라 처음에 인사를 드릴 땐 정말 많이 긴장을 했었죠.
무슨 대기업 면접을 보는 것처럼 깐깐하게 이것 저것 물어보시더군요. 근데, 물어보시는 질문에서 딸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답니다.
일본어는 어떻게 배웠냐, 어떻게 시아 엄마랑 알게 되었냐, 어떤게 좋았냐, 일본으로 오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냐 등등
대부분 한일 커플들이 겪어왔고 공감하시는 이야기이겠지만, 부모님께 인정받고 허락받기 힘드셨을거에요. 저도 그런 고충을 알기에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아내에게 늘 깐깐하다고 들어온 저희 장모님은, 저희 집에서 3일 지내시면서 저를 좋게 봐 주셨는지 그 후론 조금은 한국인 사위에 대해 마음을 여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외국인 사위인지라 불편해 하시거나 꺼려하는 부분이 있으셔서 완전히 인정은 받지 못한 것 같아요.
언제 기회가 되면 이 이야기도 한번 자세히 해야겠습니다.
사실 전 지금 이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몇군데 면접을 보고 이야기가 오고가는 곳이 있는데, 그 중에 한 곳이 동경(도쿄)에 있습니다.
아내는 쭉 나고야에서 태어나서 30여년을 나고야에서 생활해 왔고, 또 이곳에 친구들이나 친척들도 있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비전있는 미래,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직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면 철이 들고, 아이를 낳고 아빠가 된다고 하면 미래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고 하죠. 지금 제가 그런 것 같습니다.
아이가 점점 자라고, 더 크게 되었을 때인 10년후, 20년 후에 지금 내 일로 괜찮을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가족의 가장으로써의 고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가족과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장모님께도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이 고민을 상담했답니다.
장모님은 예전에 동경에서 일을 하신 적도 있고, 일본 물정을 잘 모르는 저에겐 아주 좋은 사회 선배님이시니까요!
그리고 얼마전 꼼꼼한 장모님으로부터 이런 답장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다양한 조언과 함께, 아래와 같은 9개나 되는 질문을 하시더군요.
マークンが、以下の質問に答えてほしいそうです。
마-군(장인어른)이 아래의 질문에 대답해 달라고 합니다.A.新しい職場の賃金と、そちらで暮らすためにかかる費用
새 직장의 급여와 그쪽(동경) 생활에 걸리는 비용B.新しい職場までの住居からの所要時間(今よりも通勤に時間がかかるなら、家族と過ごせる時間がどのくらい減るか)
사는 곳에서 새 직장까지의 소요시간 (지금보다 출퇴근에 시간이 걸리면, 가족과 지낼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가)C.新しい職場では、残業をさせられる可能性はあるのか?残業手当は付くのか?週末も勤務するのか?
새 직장에는 야근(잔업)할 가능성은 있는가? 잔업 수당은 받는가? 주말에도 근무하는가?D.新しい職場では、健康保険と有休はいつからもらえるのか?
새 직장에서는 보험과 유급휴가는 언제부터 받는가?E.新しい職場に通う為に住む場所は、家族にとって良い環境か?
새 직장에 다니기 위해 살 곳은 가족에게 좋은 환경인가?F.今住んでいる所にある学校と、新しい所にある学校とでは、どちらがより詩亜にとって良い学校か、調べてあるのか?
詩亜には、できるだけ良い環境の学校へ行ってほしい。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있는 학교와 새 집에 있는 학교 중에 어느 곳이 시아(아이)에게 좋은 학교인지 알아봤는가?
가능하면 시아에게 좋은 학교에 보냈으면 한다.G.新しい職場のような条件の会社は、名古屋近辺で探す事はできないのか?
새 직장과 비슷한 조건의 회사를 나고야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한가?H.新しい職場は、今の所よりも魅力的なのか?
새 직장은 지금 직장보다 매력적인가(매리트가 있는가)?I.新しい職場に変わったら、本当に今よりもチョンイガァにとって責任のある仕事になるのか?
새 직장으로 바뀌면, 정말로 너에게 책임있는 일이 되는가?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도 포함해서 다양한 내용을 꼼꼼하게 말씀해 주시더군요.
무엇보다도 제가 감동을 받았던 것은...가족과 시아의 일을 많이 걱정해 주시는 것 뿐만 아니라, 저에 대해서도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 감동을 받았습니다.
장인, 장모님께서 저희를 생각하시면서 꼼꼼하게 하나 하나 리스트를 작성해 주셨을 거라는 생각에 정말 고맙고 또 감동적이더군요.
<장모님께 이런 사위가 되고 싶네요>
보통 이런 말씀을 드리면 '너무 머니까 가지마' 라는 막연한 거절이거나 '얼마나 더 받냐? 어떤 조건이냐' 등의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말할 것 같은데,
꼼꼼하게 저희 가족 모두를 생각해서 상담을 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답니다. 가족과 너를 위해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 봤냐는 듯한....
또 그 아래에 다시 한번, 걱정어리신 좋은 말씀도 해 주셨답니다.
'내가 너희에게 무어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내 생각을 말한다면, 너와 네 가족들 그리고 특히 시아에게 좋은 결정을 했으면 좋겠구나.
내가 너무 멀리 있어 너희에게 직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리고, 이런 일을 장모인 나에게 상담해 주어 고맙구나. 사랑한다'
좀 길게 쓰셨는데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랍니다. 이 부분을 읽는데 저도 모르게 감동에 눈물이 날뻔 했어요 ㅠ
꼼꼼하고 깐깐한 일본인 장모님에게 이제는 사위 아들로 인정받은 것 같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답니다.
그리고 장모님께 받은 질문에 답변을 몇시간에 걸쳐 신중하게 써서 보냈답니다. 정말 진지하고 고맙게 상담해주는 사랑스러운 장모님이십니다.
'장모님 저도 사랑합니다! 저와 저희 가족을 생각해 주시는 마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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