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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1일】일본의 빼빼로, 뽁기 이야기!일본 이야기 2013. 11. 11. 08:00
11월 11일 - 빼빼로 데이
매년 찾아오는 크고 작은 이벤트 중, 11월 11일은 그 형태를 보기만 해도 기억하기 쉬운 빼빼로 데이이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이제는 정말 11.11을 보면 빼빼로가 떠오른다. 상술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끔 이런 이벤트가 있다는건 나쁜것 같지만은 않다.
항상 똑같은 일상만 있다면 재미없지 않은가. 애인을 챙기느라 귀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솔로에게는 한없이 부러운 날이다. 즐겁게 보내도록 하자.
빼빼로가 있어??
한국에서는 빼빼로지만, 일본에서는 그 이름이 다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빼빼로라는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빼빼로가 아닌 뽁기(뽓기)라는 제품이 있다. 구리코의 뽁기는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전통있는 상품이다.
개발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과자에 초콜릿을 덮히자는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손에 묻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은박지로 싸거나 코팅을 하는 것도 생각을 했지만, 비용이나 시간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다가 손잡이 부분에는 초콜릿이 없이 코팅을 해서 잡고 먹을 수 있게 해서 만들었는데, 그것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처음 이름은 '터벅터벅 걸으면서 먹을 수 있는 초콜렛 스낵' 이라는 의미로 '초코 테크'(チョコテック) 라는 이름이었는데, 타사에서 이미 사용중인 이름이어서
가느다란 막대 모양의 물건이 부러졌을때의 의성어인 [뽁킹(pokkin)] 이라는 말에서 [포키(Pokky)] 라는 이름을 만들어 1966년 상표로 만들었다.
빼빼로 데이? 뽁기데이!
먼저 한국의 빼빼로 데이 이야기를 하자면, 정확하진 않지만 현재 알려진 내용으로는
1996년 부산, 영남지역의 여중생들 사이에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자는 뜻에서 친구들끼리 빼빼로를 주고 받았다고 하는데,
이를 롯데제과에서 본격적으로 상업화 시키면서 홍보를 하고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1983년부터 매년 11월은 15% 이상씩 매출이 증가해오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 어머니도 이날만 되면 빼빼로 없냐고 하신다.
그럼 일본에도 빼빼로 데이가 있을까? 없다고 보는게 맞는것 같다.
한국의 빼빼로 데이가 흥행하면서 일본의 글리코(구리코)사는 1999년 11월 11일을 '포키와 프렛츠의 날'로 정하고
자동차 11대와 11만 1,111명에게 경품을 지급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벌였지만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다.
그 후에도 11월이 되면 뽁기 데이라며 홍보를 하곤 했지만, 국민들에게 크게 이슈가 되거나 인식을 주지는 못했다.
다만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한류팬들은 한국 드라마나 시트콤, 영화 등을 보면서 한국의 11월의 빼빼로 데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기분으로 한류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빼빼로와 비슷한 뽁기를 나누기도 하는 정도이다.
즉, 온 국민이 뽁기 데이를 즐기는게 아니라, 한류 팬들 사이에서 한국의 빼빼로데이 기분으로 조금 즐기는 정도이다.
아시아권에서 유럽의 할로윈데이를 성대한 파티보다는 가볍게 괴물 호박(?) 장난감이나 음식을 먹는 정도로 보내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아니, 할로윈보다 훨씬 더 인지도가 없을것 같다.
한국어 선생님은 즐거운 날!
말한 것처럼 한류 팬들 사이에서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한국에는 있고, 일본에는 없는 아주 특별한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인 친구들에게 11.11이니까 뽁기를 선물하겠다고 해도 상대가 의아해 하며 기뻐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아는, 한국의 빼빼로 데이를 아는 사람에게 해야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쁘다.
그런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바로 한국어 선생님이다. 그래서 11월 11일이 되면, 나는 마치 한류 스타? 욘사마가 된것처럼 일본의 뽁기를 잔뜩 받곤 한다.
줄 상대가 없어서 나한테 오는 선물이라는 건 알지만, 그대로 역시 받게 되면 기분이 아주 좋다!
어쩜 내 마음 속에서 '빼빼로 데이'는 '스승의 날'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일본에는 스승의 날이 없다)
※ 하지만 올해는 한국에 갈 예정이기에 받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으헝 ㅠ
유래나 업체의 상술이라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항상 똑같은 삶 속에서 작은 이벤트라도 있는 것이 즐겁지 않을까?
대단한 선물을 준비하고 보지도 못한 특별한 빼빼로와 근사한 식사.
빼빼로 데이 정도에 성대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도 이상하고, 또 그런걸 요구하는 것도 우습다.
그냥 가볍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름은 빼빼로 데이지만, 꼭 빼빼로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둘만의 특별한 날이 될 수 있다면 충분하다.
하지만 난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 날은 바로 결혼 기념일이기 때문이인데, 빼빼로로 때우려하다가는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 ㅠ
모두 즐겁고 특별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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