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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보】스펙중심 한국 채용, 사람중심 일본채용 문화일본 이야기/일본 정보 TIP 2014. 1. 23. 08:00
스펙(Specification) 이란 말은 한국에서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자주 듣게 되는 말로써 원래의 의미는 제품의 사양/설명서를 뜻한다.
즉, 자신을 하나의 물건으로 보고 자신의 사양인 학점, 토익 점수, 자격증, 경력, 입상 경험 등을 말한다.
오늘도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은 자신의 스펙과 몸값을 올리기 위해 도서관을 드나들고 있다.
이런 신조어가 생길만큼 한국에서는 스펙 중심의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 일하는 공장에서조차 토익 점수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은 조금 다르다. 일본에서는 업무와 관련 없는 능력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이며, 중요한 건 업무에 꼭 필요한 능력과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본다.
높은 스펙은 꼭 훌륭한 인재인가
스펙을 이야기 위해 꼭 이야기 하는 것은 출신대학과 학점, 자격증,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집착하는 토익 점수이다.
출신대학 그리고 학점은 중요하다. 대학교 2-4년간의 그 사람을 평가하기 위한 좋은 자료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재학 증명서나 성적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 곳도 많이 있으며, 일본은 성적보다 중요하게 보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출석률이다.
얼마나 성실하게 학교에 갔는지를 높이 평가한다. 일정 출석률 미만인 경우에는 이력서도 제출하지 못하기도 한다.
또한, 출석률이 저조할 경우에는 학사경고를 받기도 하며, 대학교나 대학원 등에 진학도 어렵다.
일본은 그 사람의 학업 성적보다는 성실함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대학생 때 국문과에 다니는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정보통신기사 자격증 따기 쉽다면서? 나 좀 가르쳐 주면 안돼??'
왜 문과 학생이 이과 자격증을 따려하는지 이유를 묻자
'그 자격증 있으면 공무원 시험 같은데서 가산점 붙는대. 그리고 이력서에도 한 줄 더 적으면...뭔가 있어보이자나!'
그 친구는 지금 국문학도 정보통신기사와도 전혀 상관없는 영어강사를 하고 있다.
토익점수가 꼭 필요한가
토익 점수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스펙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토익 점수에 커트라인을 정해놓고 점수 미달일 경우에는 이력서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아마도 학점으로는 개인의 소양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모양인지 언젠가 쓰일지도 모를 영어 능력을 추가로 비교하기로 하는 모양이다.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그룹이지만 언젠가...언젠가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할지 모를 그 때를 위해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이론이다.
그리고 학창시절 취업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지표로 사용할 수 있는 모양이다. 990분의 몇으로 말이다.
요즘 한국 이력서에 보면 아예 토익 점수를 기입하는 란이 따로 있지만, 일본에서는 말 그대로 영어를 사용할 기업이 아니면 따로 기입하지 않는다.
해외 지사가 있거나 유럽권 바이어들과 상대할 일이 있다거나 영어관련 업무라면 이력서에 작성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냥 '영어 할 수 있는 사람' 정도로 인식된다.
또한, 영어 뿐만 아니라 한국어나 중국어 등의 언어도 제2외국어 개념이 아닌 하나의 언어 능력으로 인정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일본어를 할 수 있다고 하면 항상 받는 질문이 있었다.
'영어는요? 일본어는 제2 외국어니까 영어도 잘하시겠네요? 토익은 몇점이에요?'
영어를 당연시 하는 알 수 없는 태도. 일본어와 영어가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독일어와 영어라면 또 모를까....
스펙없이 무엇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나
스펙으로 모든 것이 평가되는 한국에서는 이미 면접 전에 채용할지 말지가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대학교 동기가 모 기업의 서류 전형에 어렵게 통과하여 면접까지 올라갔는데 그가 받은 질문은 딱 하나였다고 한다.'광주에서는 공부를 좀 잘했네? 지원자중에 전라도쪽에서는 자네 성적이 가장 우수하더라구. 그래서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불렀어.
그래도 광주에서 멀리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으로 뭐 할말 있으면 해봐.'
이 질문을 끝으로 더이상의 질문은 없었고 30여분동안의 면접 시간 동안 그는 조용히 다른 사람들의 면접을 지켜봐야만 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이력서 스펙으로 그 사람의 합격 불합격이 결정되어 있다고 한다. 단지 면접에서는 말투나 언어, 장애 등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따라서 한국에서 면접에 올라가면 거의 합격했다고 보는 경우도 많다. 대신, 면접에 올라기기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렵다.
대기업 면접관 얼굴 보는것이 김태희 얼굴 보기보다 어렵다.
<우리나라에선 대우받기 어려운 빛바랜 개근상>
하지만 일본은 이렇듯 이력서에 적힌 학점이나 토익 점수 등의 한낱 숫자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참고로 이용할 뿐, 정작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나 자기PR, 지원동기 등에 적힌 그들의 열정과 목표를 본다.
내가 지원하는 회사와 그 안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가, 또 열정은 가지고 있는가 등을 평가한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면접을 자주 실시한다. 따라서 일본에서 서류 전형 통과는 한국의 그것에 비해 상당히 쉬운 편이며 면접 시간또한 길다.
면접 질문도 한국의 압박 면접처럼 시사, 사회 문제 등의 딱딱한 논술질문 같은것이 아닌, 업무에 관련된 질문들이다.
이 사람이 우리 회사와 잘 맞는지 됨됨이나 성격 등으로 어떤 타입의 인간인지를 확인하고 캐치한다.
<출석률 100% 달성!!>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회 생활 능력으로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회사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기 때문에,
학창시절의 서클이나 클럽활동 경험을 중요시 여긴다. 어떤 서클에서 얼마동안 오래 몸담고 있었는지 등을 살펴본다.
즉, 일본의 채용담당자들은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회사내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인재를 모집하고 평가한다.
따라서 일본은 한국에 비해 이직률이 낮은 편인 것 같다. 회사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이겠지만,
젊을 때부터 꾸준히 자신을 성장시켜온 회사에서 다시 자신의 목표와 미래를 그리며 점점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일본은 그런 사람을 인재로 본다.
이렇게 비교해보니 한국보다 일본 채용이 더 빡빡한 것 같기도 하다.
낮은 토익 점수야 벼락치기 공부로 열심히 노력하면 올릴 수 있지만, 출석률이 낮은 것은 다시 학교를 다닐 수도 없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열정과 인성이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노력을 할지 그리고 얼마나 잘 어울릴지를 보여준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그런 좋은 톱니바퀴를 하나 넣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맞물려 가며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있기를 바란며 사람을 뽑는다.
한국도 당장 쓰다 버리더라도 일 잘하는 로보트를 고르기보다는 다른 톱니들과 맞물려 꾸준히 시계를 돌릴 수 있는 인재를 뽑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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