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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문화】일본 친구가 자꾸 술을 따라줘요 ㅠ일본 이야기/일본 정보 TIP 2014. 1. 17. 08:00
일본의 술문화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인데 술약속들 있으십니까?? 술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 일본 술 좋아하시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특히, 일본주(酎) 뿐만 아니라 일본 맥주 아사히 비루(비루ビール는 일본어로 맥주라는 뜻)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저는 술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술자리는 좋아합니다. 술이 들어가서 알딸딸~ 한 상태에서 진짜 이야기, 취중진담을 나눌 수 있잖아요~
2013/07/10 - [일본 이야기/일본어 공부] - 【온도】시원한 아사히 맥주가 마시고 싶어요~!!
한국에서는 술을 잘 못마시기 때문에 안주빨(?) 세운다고 핀잔을 듣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ㅋㅋㅋ한번은 친구들한테 연락이 와서 '야! 안주가 너무 많이 남았다, 와서 좀 먹어라~' 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답니다.
일본에서는 예전에 한번 소개한 '우콩노 치카라'라고 하는 술 마시기 전 완화제를 마시고 술자리에 임한답니다! ㅎ
한국과는 조금...아니 많이 다른 일본의 술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술을 권하지 않는다
저처럼 술이 약한 사람에게는 가장 기분 좋은 문화 중 하나랍니다.
'먹고 죽자!' '코가 삐뚤어질 때까지 마셔!' '달려!'
한국에서는 술자리에 가면 이런 얘기를 참 많이 듣습니다. 그렇게 마시면...저같은 사람에게는 치사량이랍니다 ㅠㅠ
하지만, 일본은 술을 권하지 않아요. 못하면 못하는대로, 잘마시면 잘마시는 대로 자기 주량에 맞춰 자기 페이스로 마시면 된답니다.
친한 일본인 친구끼리는 '술이 전혀 줄지 않네?' 라는 식으로 가볍게 권하기는 하지만, 강압적으로 마시게 하지는 않아요.
일본인들의 마음 씀씀이인 '배려'와 술 가격이 비싸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첨잔을 해준다
일본에 와서 처음 술자리를 하는데, 제 술잔만 쳐다보는지... 술을 한모금 마시면 바로 또 따르고, 또 따르고... 계속 채워넣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전 처음에 얘가 술이 취했나...하고 계속 지켜보다가 한마디 했죠.
"너 왜그래? 취했어? 왜 자꾸 내 잔에 술을 채워넣냐?"
알고봤더니 그게 일본에서는 술 매너라고 하더군요. 상대방 술이 절반정도 비면, 채워준답니다.그 친구는 제가 외국인이고 손님이었기 때문에 계속 신경써주고 채워줬던 거에요. 보통은 자신이 직접 첨잔해서 채워넣기도 한답니다.
한국은 '원샷!'이라고 해서 한번에 다 비우거나, 잔이 다 비고 나면 다시 따라주는데반해,
일본은 '원샷!' 은 첫잔에만 하고(안해도 되구요), 그 다음부터는 자기 스타일대로 천천히 마시지만, 잔이 비면 알아서 첨잔을 해준답니다.
●눈을 보며 마신다
일본인들은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편인거 같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방의 미간을 보고 대화를 하죠.
눈을 마주침으로써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술을 마실때도 마찬가지랍니다. 옆에 나란히 앉거나 마주보고 앉아 술을 마실 때에는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면서 술을 마셔요.
마시는 내내 쳐다봐서 부담을 주는건 아니고, 잔을 들고 마시기 전에 살짝 눈을 마주친답니다. 눈빛으로 건배를 한다고 할까요?
잔을 쾅! 하고 부딪혀서 건배를 하는 한국과는 달리, 소리 없이 잔을 대거나 그냥 눈빛으로만 건배를 나눈답니다.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처음 저희 아버지께 술을 배울 때, 어른들과 술을 마실 때는 두손으로 공손히 받고 마실때는 고개를 돌리라고 배웠습니다.
이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당연한 윗어른과의 기본적인 술예절 중의 하나입니다.
일본에서는 고개를 돌리면 안됩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눈을 보며 마시는데 고개를 돌린다면, '나랑 술 마시기 싫은가?'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왜 저러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요 ㅎㅎ
일본에서 윗 사람과 술을 마실 때는 꼭 두손은 아니어도 되지만, 공손한 자세로 술을 받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실 때는 고개를 살짝 숙여 목례로 인사를 하면됩니다.
버릇없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예의 바르게 마시면 되요. 다 마시고 머리에 술잔 터는거.... 그런거만 안하시면 됩니다 ^^
●약속은 미리미리
한국에서 친구들과 술약속을 할 때는 그냥 술 생각 날때 친구에게 전화해서 '야 뭐하냐? 나와!' 해서 잡는게 보통입니다.
술 마시기 좋은날, 술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은 친구에게 연락해서 급 술자리가 참 많죠. 남자만 이러나요? ㅋㅋ
친구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물론 예약을 하지만, 보통은 이렇게 급하게 잡힌 술 약속이 한국에서는 더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비오는 날이면, 파전에 동동주는 언제 비가 올지도 모르고... 비가 와야 생각나는 대표적인 술약속 중 하나죠.
일본은 기본적으로 술약속을 미리 잡고, 또 예약까지 하는게 보통입니다. 몇월 몇일 몇시에 어디서 술을 할지 미리 알아보고, 철저하게 예약까지 하죠.
예약을 한 사람은 예약자 이름과 찾아가는 길까지 메시지로 보내주는게 흔히 있는 일본 술약속입니다.
가끔, 회사 동료들과 일 끊나고 가볍게 한잔 할때는 가는 길에 가볍게 들러서 마시기도 하지만, 보통 그런건 가볍게 일 얘기 등으로 금방 끝나는게 많은 것 같아요.
진짜 친구들 모여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려면 미리미리 약속을 잡고 예약까지 하는게 일본의 술약속입니다.
<아츠시노 간빠이 시테 미타 (아츠시의 건배해 봤다)라는 방송인데, 다양한 층(주로 젊은 세대)의 술자리를 몰래 찍은 몰카 방송이랍니다. 재밌어요!>
일본 생활이 4년정도 됐지만, 아직까지 마음 놓고 언제든지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일본인 친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인들의 이런 배려 정신과 술 문화 때문인지... 제 성격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쉽게 만나자고 말 꺼내기가 어렵더라구요.
가끔 아내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있을 때, 부부 싸움 했을때, 심심할 때... 한국 친구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어째 일본 술문화 얘기를 하다보니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술한잔 하고 싶어지네요~ 흑흑~
모두 불타는 금요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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