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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직접 일본인에게 물은 '방사능 오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우리 이야기/내 이야기 2013. 10. 3. 08:00어떤 기사를 보니 추석 연휴때 가족, 친척들과 나눈 이슈 중에 일본 방사능, 올림픽 이야기도 상위권에 랭크가 됐더군요.
저도 얼마전 다음 뷰 이웃(구독하고 있는 블로그)님의 글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요.
방사능에 대한 영국의 일본 유학생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어쩜 이렇게 어이없는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걸까??
이런 의문에서 시작이 되서 나도 내 주변의 일본인들에게 방사능에 대해 용기있게 물어보았습니다!
영국 품절녀님의 글 바로가기 : 방사능 오염에 대한 일본 유학생 반응, 기막혀
물론 직접 도쿄에서 측정을 해보고 아무 문제 없다는 방사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글을 남겨주신
제가 구독하면서 자주 방문하고 참고하고 읽고 있는 줄리님도 계십니다.
Juli 님의 글 바로가기 : 방사능 오해와 진실
저 역시 일본 현지 나고야에서 제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질의응답한 내용을 토대로 일본 방사능에 대한 일본인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결과부터 말하자면, 각양각색의 반응들이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여기는 일본이고 내 주변엔 일본인이 너무 많습니다.
각자 개개인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게 다를테니, 사람이 많은 만큼 의견은 입장에 따라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냥 내가 들은 내 주변의 일본인(아내, 친구, 직장 동료, 한국어 교실 학생, 한국에서 생활중인 일본인)들의 이야기 하겠습니다.
모든 일본인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진 말고 읽어주세요!
먼저, 요즘 갓 돌이 넘은 시아를 돌보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글쎄, 나는 자기한테 한국 뉴스 이야기도 많이 듣고해서 그런지 좀 불안하고 무서워.
일본 언론에서는 자세하게 말을 안해주니까 더 불안해지는거 같애. 많이 나와도 불안하지만...
제가 자주 이야기를 해서 일반적인 일본인과는 다르지만, 방사능 오염에 대해 조금은 알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가자고 하면 절대 안간대요;;
제 말을 듣고 걱정은 하면서도 그렇게까지는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건지 한국에서 생활할 용기가 없는 건지...
※ 자주 오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내는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일본인이랍니다. 저를 만나고 나서 공부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별로;;
일본인 친구들/직장동료에게 물었더니,
"외신에서는 문제삼고 하나본데, 요즘 뉴스에도 별로 안나오고 이제는 괜찮은거 아냐?"
"글쎄, 난 티비를 잘 안봐서 모르겠어...별로 관심도 없고..."
"2020년 도쿄올림픽도 하는데 이제 괜찮아진거 아냐?"
"여기 나고야에서 좀 떨어져 있기도 하고, 여기선 별로 느끼지도 못하는거 같으니까 괜찮아"
"요즘 농수산물도 괜찮아졌다고 먹어도 된다고 하던데? 이제 괜찮은거 같애"
대부분이 별로 위험에 대한 인식이 없거나 이제는 괜찮다는 반응입니다.
실제로 초창기만 하더라도 방사능 수치 측정을 해서 올리는 사이트도 있었고, 실시간 방사능 수치까지 알려주는 어플까지 있었는데
이제는 정부에서 압박을 하기도 하지만 많이 사라지고 사람들 관심도 수그러진 상태죠.
그리고 제가 느낀건데, 역시 외국사람들에게 일본의 나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지 '괜찮다'며 옹호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는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한국어 교실 학생들에게 물었을 때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어 교실의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한국어 공부하려고 한국 뉴스를 자주 보는데 너무 무서워요 ㅠ"
"내가 좋아하는 동방신기나 한국 가수들이 한국으로 간 것도 그것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일본에서 활동을 많이 안해요 ㅠ"
"처음엔 한국 드라마나 노래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한국어 공부해서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한국의 뉴스나 스타들의 근황 등으로 정보를 얻어서 그런지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을 보고 조금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저는 항상 수업전에 앞으로의 수업 방향을 정하기 위해 왜 한국어를 공부하는지 물어보는데,
한국 유학때문에 공부한다는 건 들어봤지만, 한국에 살기위해 공부한다는 학생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방사능 때문에 한국에서 살고 싶다니...정말 놀라웠습니다.
역시 이 학생들은 한국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마음을 열고 나름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과의 혼인과 유학으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인 지인들에게 물었습니다.
"한국에 올때는 몰랐는데 오고 나서 보니까 일본이 정말 심각하더라. 한국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뉴스에서 방사능 문제가 나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거리며 부모님께 전화를 한다. 같이 한국에서 살지 않겠냐고..."
"출산 후 한국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방사능에 노출되는게 너무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잘한거 같다"
"한국도 일본이랑 가깝기 때문에 아직 불안하다. 더 멀리가고 싶지만, 그래도 한국에라도 와 있는게 다행이다"
역시 한국의 뉴스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보니 많은 정보를 접해서 방사능에 대한 인식이 높더라구요.
그리고 대부분은 일본과 가까워서 아직 불안하지만 한국에'라도' 와 있으니 다행이다 는듯한 말을 많이 하더군요.
특히, 아이나 가족들까지 데려오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걱정을 많이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애틋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한국에서 듣는 뉴스 이야기를 하면서 다들 한결같이 하는 한마디의 말이 한국인으로써 참 부끄러웠습니다.
일부 일본을 싫어하는 악성 네티즌들의 근거 없는 발언이나 악성 글들에 상처를 받는다고....
출처가 불분명한 사진(합성 사진 등)을 올리고 이게 일본에서 잡혔다는 둥, 근거없는 방사능 수치에 대한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을 올리기도 하고
"일본 잘됐다! 일본인들 다 죽어라! 방사능으로 모두 괴물이나 되버려라!"
뭐 이런 말도 안되는...단지 일본을 싫어하는 인간실격 같은 발언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보고 있으면 너무 화가나고 맘이 아프다고 하더군요.
이건 그냥 인간으로서도 참... 부족하고 몰상식한 사람들이죠. 우리 이러진 말아요~ ^^*
제 주변의 외국(한국)을 아는 일본인들은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 외의 보통 일본인들은 그 불안감을 감추려는(?) 깊게 말하지 않으려는 인상을 받았어요. 왜 그런 느낌을 받았냐구요??
그건 제가 던진 마지막 질문에 모두 'NO!' 라고 대답했기 때문인데요. 제가 한 마지막 질문은...
"자! 그렇게 방사능이 문제가 없으면 그곳에서 잡힌 물고기나 채소를 사서 먹을 수 있어요?
사서 먹어 보신 분 계세요??"
아무도 ...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불안감을 들춰내지 않고 속으로 감추고 인내하는 일본인들의 성격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 글에 소개한 영국 품절녀님의 주변에 있는 일본인들처럼 말이죠.
일본인으로써의 자존심과 불안감을 들추고 싶지 않은 국민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 방사능에 일본, 한국을 포함하여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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