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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오승환의 일본 프로야구(NPB) 용어 정리일본 이야기/일본 정보 TIP 2014. 4. 29. 08:00
이대호, 오승환 선수가 뛰고 있는 일본 야구(NPB)에서 사용되는 야구 용어 정리 가이드
한국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남자들도 스포츠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요즘같은 야구 시즌이 되면, 대부분 남자들 모임에서는 야구 이야기로 꽃을 피우죠.
회사 동료들이나 아내의 친구들 부부와 모임에 가면 남자들끼리 이야기하게 되면 항상 빠지지 않고 야구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나고야 쪽에 와서는 그나마 덜 그런거 같은데, 제가 오사카에 지낼 때만 해도 더 심했던 거 같아요.
오승환 선수가 새로 입단한 한신 타이거즈를 한국의 롯데 자이언츠와 비교를 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오사카 사람들 대부분이 한신을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이, 롯데의 부산 팬들과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저도 야구를 무척 좋아하는데, 일본에 있지만 역시 한국 야구를 보게 되고 응원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일본과 한국은 야구 시간도 비슷해서 당연히 한국 야구를 보게 되죠. 참고로 저는 해태 시절부터 기아 타이거즈 팬입니다!
간혹, 기아 경기가 없거나 할 때는 일본 경기를 보기도 합니다만, 지금 지내는 곳이 나고야라서 나고야 연고지 팀인 주니치 드래곤즈 경기가 방송됩니다 ㅠ
정말 운 좋게도 주니치 대 한신 경기에서 오승환(吳昇桓/呉昇桓)이 나와준다면 럭키! 주니치 대 소프트뱅크 경기에서 이대호가 나와준다면 럭키! 아니면 꽝 ㅠㅠ
일본은 6개 팀씩 리그가 둘로 나뉘어 있는데, 오승환 선수가 속해있는 한신은 주니치 같은 리그인 센트럴 리그에 속해 있어서 자주 경기를 하는데,
이대호 선수가 속해있는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퍼시픽 리그에 속해있어서, 올스타전이나 일본 시리즈 아니면 만날일도 없네요 ㅠ
아무튼 이렇게 가끔씩밖에 일본 야구를 보지 않기 때문에, 남자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야구 이야기가 나와도 같이 어울리기가 어렵죠.
선수를 모른다고 해도, 야구룰이나 경기 플레이 내용 등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싶지만, 여기에서 또 다른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바로 한일간 야구 용어의 차이.
보통 야구 용어는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의 영어를 바탕으로 한 용어가 많이 있습니다.
혹은, 아시아에서 야구가 일찍 도입된 일본의 영향으로 한자어(일본식 한자)로 된 용어가 많이 있어요.
즉, 영어 아니면 한자어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은 닮아 있는 야구용어가 많이 있습니다만, 역시 다른 부분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일본 야구 용어에 대해서 공부도 할 겸,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공유도 할겸해서,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선발, 중계, 마무리 (先発 中継 抑え)
이 포스팅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일본인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야구 이야기가 나와서, 한국인 특급 마무리 투수 오승환 선수를 홍보도 할 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 얼마전에 엄청난 투수가 한신에 입단 했는데 알고 있어?"
"오~ 누군데? 투수? 보직이 어딘데?"
"오승환인데... 보직은....(응? 마무리를 뭐라고 하지?) 시아게(仕上げ)? 토도메(とどめ)?"
그러자 일본인 친구가 빵 터져서 완전 크게 웃더군요. 투수중에 그런 보직 없다면서 그게 뭐냐며 막 웃더군요.
마무리 투수를 뭐라고 할까 고민하다가, 일본어로 일의 마무리를 뜻하는 시아게도 말해보고,
마무리 일격이라는 의미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토도메도 말해보았건만 아무래도 틀린 모양입니다. 틀린 것도 틀린거지만 어이없었나봐요 ㅠㅠ
"그... 일본의 다나카 마사히로 처럼 마지막에 올라오는 투수야"
고민끝에 이렇게 말했더니, 그때서야 알아듣더니 설명을 해주더군요.
선발 투수는 한국어와 똑같이 센빠츠(先発) 라고 하고, 중계 투수는 한자로는 똑같지만 발음이 다른 나까츠기(中継), 마무리 투수는 오사에(抑え)라고 합니다.
오사에(抑え)의 의미는 '누르다, 짓누르다, 억제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마지막에 올라와서 더이상 점수가 나지않도록 차단하는 선수라는 뜻이죠.
역시 이렇게 한번 창피 당하게 되면, 확실히 공부가 되는거 같아요~ 후후후
2. 초/말 (表/裏)
축구로 따지면 전반과 후반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야구에서는 ○회초/○회말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이것도 한자어니까 일본어도 똑같이 초/말(初/末)을 쓰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다르더라구요.
일본은 오모테와 우라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일본어로 오모테(表)는 앞, 앞면을 뜻하고, 우라(裏)는 뒤, 뒷면을 뜻합니다.
3. 게임차와 적금/빚 (ゲーム差と貯金/貸金)
주로 시즌 중인, 페넌트레이스 중에 쓰는 말인데, 게임차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사용합니다.
게임차 계산 방법은, 1위팀과 현재 팀의 승차로, A팀이 20승 10패 중이고, B팀이 10승 20패 중이라면,
20승 - 10패 = +10 / 10승 - 20패 = -10 으로, 두 팀의 차이는 10 - (-10) = 20점 차이가 납니다. 그러면 게임차는 절반인 10.0이 됩니다.
즉, A팀이 10게임을 지고, B팀이 10게임을 이기면 그 차이가 좁혀진다는 의미로 게임차 10.0 으로 표시합니다.
그런데 한국과 다른 점은 바로 적금과 빚(貯金/貸金)입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남자분들도 무슨 말일까 싶죠?
위 예를 그대로 사용해서 A팀은 승점 10점을 가지고 있고, B은 승점을 -10점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재미있게 표현을 한겁니다.
A팀처럼 승점 +10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적금(貯金), 즉 안전한 게임수, 승수가 10개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B팀처럼 승점이 -10점인 경우에는 빚(貸金), 즉 승에비해 패가 더 많기 때문에 10승을 빚지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일본야구의 재미있는 표현이지만,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표현이죠? ^^
4. 끝내기 홈런 (사요나라 홈런/サヨナラホームラン)
이 용어도 무척 재미있는데, 경기를 지고 있다가 9회 말에 역전 홈런 한방으로 경기를 뒤집고, 그대로 경기도 끝나버리는 경우에 쓰는 야구용어인데요,
한국에서는 끝내기 홈런이라고 해요. 홈런 한방으로 경기를 끝낸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죠.
일본어로는 사요나라 홈런(さよならホームラン)이라고 한답니다. 사요나라는 일본어로 '안녕'이라는 끝인사를 의미하는데,
홈런 한방으로 '안녕~ 경기 끝이야!' 같은 느낌을 주는 귀여운 말이죠 ^^
이 말은 들으면 알겠는데,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긴 어려운 단어인 거 같아요 ㅎㅎ
5. 모퉁이 1 (スミ1)
이 용어도 무척 생소한데, 일본어로 스미 1, 2, 3 처럼 숫자는 바꿀 수도 있습니다.
스미 1(スミ1)은 '끝 모퉁이, 귀퉁이, 가장자리'라는 의미를 갖는데, 이것만 가지고도 무슨 말인가 싶죠?
뜻은, 1득점이라는 뜻으로 9회까지 1득점을 끝까지 지켜낸다는 뜻을 갖는답니다.
왜 모퉁이(스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면, 야구 전광판 우측 끝 모퉁이에 1이라고 표시되기 때문이에요. 한국 야구 용어로는 '1점 리드/1점 지키기' 정도가 될까요?
6. 3연패 (3タテ)
이 용어는 참 마음아픈 말 중 하나죠. 주로 지는 팀들에게 쓰는 말로, 3연패에 빠졌을 때 3타테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3타테를 먹다/먹히다 (3タテを食う) 처럼 사용하며, 3연승 하는 팀에게도 간혹 사용하지만 올바른 표현은 아니라고 합니다. 3연패에만 사용하기!
주로 야구에서 타테는 가타카나로 표기하지만, 어원은 수량을 나타내는 타테(立て)에서 왔다고 하네요.
저는 이 일본어는 몰랐는데, 우마차를 끄는 마소의 수를 가리키는 옛말에서 왔고, 숫자 뒤에 立て를 붙여 숫자를 명사화 시킨다고 합니다.
7. 무안타/노히트 (タコ)
지난 포스팅에서 타코 이야기를 한 번 했는데, 요즘 타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네요. 문어, 먹고 싶어지게~
일본어로 타코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문어를 가리킵니다. 야구 용어에 왠 문어??
한 경기 혹은 시즌에서 안타가 없는 것, 혹은 그 선수를 가리켜 타코 (タコ)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안타라는 말을 자주 쓰는 거 같아요.
가장 근거있는 어원은, 문어는 배가 고파지면 자기 발을 뜯어 먹는다고 해요. 그렇게 자멸한다, 혹은 그만큼 안타에 굶주려 있다 등의 의미로 쓴다고 하네요.
또는, 일본의 문어 빵(타코야키/たこ焼き)랑 0이라는 숫자가 비슷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같은 이유로 대머리/스님이라는 의미로 보즈(坊主)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네요.
8. 외국인 용병 선수 (助っ人外国人)
프로야구에 한국인 선수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데려온 외국인 선수가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한 팀당 2명씩으로 주로 선발 투수를 들여왔었는데,
2014년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대신 한명은 타자로 데려와야한다는 룰이 생기면서 투고 타저 현상과 함께
역대 최대 안타수, 홈런 등이 나오는게 아니냐는 예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야구 팬으로써는 아주 즐겁게 프로야구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용병' 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용병은 군대나 전투에서 돈을 받고 복무하고 참가하는 군사를 가리키죠.
일본에서는, 스켓토(助っ人) 혹은 스켓토 가이고쿠진(助っ人外国人)이라고 부른답니다. 그 의미는, 한국처럼 싸움 등에서 도와주는 사람, 도와주는 외국인 입니다.
스켓토는 스케이트랑 비슷하게 들리기도 하죠? 우리나라의 오승환 선수와 이대호 선수가 가끔 스케토 라고 불려도, 피겨 스케이트의 김연아를 상상하시면 안됩니다! ㅋ
9. 이중 모션/이중 동작/이단 모션 (二段モーション)
사실 자주 쓰이는 야구 용어는 아닌데, 오승환 선수 때문에 한때 이슈가 됐던 야구 용어 중 하나입니다.
이유는, 일본 시범 경기 때, 일본 심판들 중 일부가 오승환 선수의 투구폼을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오승환 선수가 투구를 할 때, 땅을 두번 치는 이중 키킹 동작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중 모션, 이중 동작, 이단 모션 등으로 불리는 이것은, 땅을 두번 치는 등의 동작으로 투구폼에 변화를 주면, 타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파울이 되요.
하지만, 오승환 선수는 투구폼에 계속 변화를 주는게 아니라, 일정한 방법으로 투구를 할 뿐더러 두번 땅을 치는 일도 없습니다. 닿을 듯 닿지 않는다고 하는게 맞을듯.
아무튼 이 투구 폼 때문에 이단 모션이라는 야구 용어가 이슈가 됐었는데, 최근 일본 경기에 계속 등판하고 있고 일본 NPB 심판들도 문제 없다고 인정하는 반응입니다.
현재 4월 29일까지 1승무패 6세이브, 평균 자책점 2.45로, 세이브부문 2위를 지키고 있다고 하죠?
초반 우려했던 일본 언론들도 사그러들고, 요즘 일본 반응과 오사카 한신 측에서도 드디어 수호신 강림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한신은 마무리쪽이 약해서 역전패를 당하는 일이 많아서 오승환은 더욱 환영받고 있다고 하죠. 요즘엔 오승환 테마송 'Oh' 가 흘러나오면 열광한다고 하네요.
아무튼 일본어로 일반적으로는 이단 모션(니단 모-션/二段モーション)이라고 합니다.
10. 타율의 할푼리 (割・分・厘)
오승환 선수 이야기를 했으니, 이대호 선수에 관한 이야기도 조금 해보죠. 이대호(李大浩) 선수 하면, 한국의 베이브루스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선수죠.
홈런왕, 타격왕, 출루왕, 안타왕, 득점왕 등 도루왕 빼고는 타자가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았고, 그것도 몇년씩...
일본으로 가기 전인 2010년이었나요? 그 때 도루왕 빼고 나머지 상을 싹 휩쓸며 MVP 까지 받았었죠?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일본에 와서도 작년까지 하위팀이었던 오릭스(オリックス)에서도 유일하게 3할 근처의 타율을 유지해주면서 팀을 위해 최선을 다 했죠.
지금은 소프트뱅크에 와서 '조선의 4번타자'로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글의 초고를 작성하던 4월 14일만 해도 3할 5푼 3리의 엄청난 성적이었는데,
최종 완성해서 송고하려고 봤더니 2호 홈런까지 때렸지만 3G(게임) 연속 무안타로 2할 9푼 3리까지 떨어져버렸네요 ㅠ 곧 3호 홈런 터지겠죠!?
이대호 선수 정도의 타자라면 메이저리그로 가서 류현진, 추신수, 윤석민 선수들과 만날 날도 볼 수 있겠죠? ^^
이대호 선수와 같은 타자들의 대표 성적이 되는 타율의 할푼리는 일본어로도 같은 한자인 割分厘를 사용합니다. 읽는 법은 일본식으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이대호 선수 성적을 예로 들면, 2할 9푼 3리는 2와리(割/わり) 9훈(푼, 分/ふん) 3린(厘りん)이 되겠네요.
혹시 일본 중계 방송을 직접 보시는 분들도, 이제 일본 아나운서가 하는 말도 조금은 알아 들으실 수 있으시겠죠? ^^
숫자나 영어는 세계 공통이고, 야구 룰도 잘 알고 계시는 야구 팬이라면, 일본 아나운서가 샬라샬라 떠들어도 시합만으로도 대충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시겠지만요.
그래도 혹시나 궁금하셨던 부분이 있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고 풀리셨다면 좋겠네요~
저도 조금은 일본 야구 용어에 대한 공부가 됐습니다. 작성하는데 엄청 시간이 걸렸지만요 ㅠㅠ (다른 일도 있었다지만 약 10일 정도 소요됐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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