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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맥도날드에서 물을 받은 사연 - 일본어 발음은 어려워~우리 이야기/일본 생활 2013. 10. 14. 08:00
얼마전 맥도날드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난 제 일본어 발음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외국어를 공부하시거나 생활하시는 분이라면 항상 하는 고민, 그건 바로 '발음'일 겁니다.
문법이나 단어는 공부를 하면 점점 늘어나 차곡차곡 쌓이는데 발음은 엄청난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어에 없는 발음들은 정말이지... 어떻게 하기가 힘들어요.
영어로 예를 들자면 일명 뻔데기 발음이라 불리는 th (θ) 발음, 혀를 굴려야만 발음이 된다는 왈~ 발음 (r) 등
일본어에도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 도저히 따라하기 힘든 발음들이 있답니다.
<온국민이 다아는 뻔데기 발음 전문가!? 뻔데기 노홍철 선생!>
일본에 오고 초창기 맥도날드에 갔을 때 이야기인데요. 밥은 먹었는게 그냥 출출해서 햄버거가 하나 먹고 싶더라구요 ^^
일본 맥도날드에는 100엔 메뉴가 있는데, 햄버거/음료수/커피/소프트 크림 등등 있답니다.
당시 선배형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는데 전화해봤더니 집에 있다고 하더군요. 형도 출출하다며 2개 사다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 하나 선배형 둘 해서, 100엔 햄버거 3개를 사기로 하고 줄을 섰죠.
직원 : 어서오세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나 : 100엔 햄버거.... 세개 주세요.
직원 : 네??? 그게...확인을 좀... 잠시만요.
직원이 갑자기 당황하더니 뒤로 들어가더군요. 100엔 햄버거가 다 떨어져가나??? 없으면 다른걸 사야겠다 하고 보고 있는데...
직원 : 아,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다고 합니다.
나 :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고맙습니다.
직원 : 100엔입니다.
나 : 네? 100엔이요??
직원 : 네 100엔 입니다.
'응? 왜 3개 샀는데 100엔이지? 무슨 캠페인 하나?? '
그렇게 조금을 기다렸더니 제 물건이 나오더군요.
직원 : 19번 손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나 : 아! 네. 감사합니다~
받아서 나오려는데 이상하게 무겁더라구요. 그래서 안을 열어봤더니 제가 안시킨 음료수가 한잔 들어있더군요. 그래서 다시 돌아갔죠.
나 : 저기 죄송한데요, 물건이 잘못된것 같아요.
직원 : 정말요?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면서 안을 열어보더니...
직원 : 주문하신 햄버거랑 물이 맞는거 같은데...아니에요??
나 : 네? 저 물 주문 안했는데요.. 햄버거를 3개 주문했는데요??
직원 : 네?? 아~~~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전 영문도 모른채 멍하니 있었고, 잠시뒤 직원은 햄버거 3개와 물이 든 음료수컵을 포장해서 다시 줬습니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만 한 10번은 들으면서 .. 난 괜찮다는 말을 10번 되풀이하고 어리둥절해하며 집으로 돌아왔죠.
돌아와 선배형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형이 깔깔대며 웃더군요. 그리곤 선배형 왈
선배 : 네 발음이 문제였네. 뭐라고 했다고? 일본어로 말해봐
나 : 함바가 미츠 구다사이 (햄버거 세개 주세요)
선배 : 하하하~ 그렇게도 들리겠다! 네가 말한 세개의 일본어, 미츠가 미즈로 들려서 물을 준거 같애.
.... 이런.... 그게 그렇게도 들리나? 나는 미츠의 '츠'라고 발음했고 미즈는 '즈'인데?
미츠 : 세개 みつ // 미즈 : 물 みず
하지만 그 후로 그 발음을 신경쓰게 됐고, 주변의 일본인들에게도 계속 묻곤 했죠. 다 그렇게도 들리겠다는 반응들...ㅠ
일본어 공부 & 일본 생활 4년차 된 지금도 여전히 발음 지적을 당하곤 한답니다.
한국사람에겐 정말 어려운 「츠つ」그리고 「즈ず」 발음.
우리나라의 쓰/츠/즈로 발음 표기에 적는 일본어는 다섯가지가 있겠네요.
「つ、ず、づ、じゅ、ちゅ」
모두 발음이 똑같다면, 이렇게 존재할 이유가 없겠죠?? 서로 각기 발음이 다르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쓰/츠/즈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쓰곤 있지만 한국어와는 발음이 다르답니다. 가장 비슷할 뿐....
<아직도 정확히 발음할 자신 없는 그곳! 쯔!쓰?쭈!?>
우리나라에서도 쓰이는 일본어(올바르지 못한 일본어 잔재 포함) 중에, 쓰나미나 스메끼리의 첫단어는 일본어의 「츠つ」랍니다.
이 말을 그대로 하면 일본인에게 통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거 ㅠ
이게 바로 제가 일본에 살면서도 꾸준히 일본어를 공부하는 이유랍니다. 언어 공부에 끝은 없는것 같아요.
지금도 맥도날드에 가면 그 때 생각이 가끔 나곤 한답니다.
'친절한 맥도날드에서는 고객님이 물을 달라고 하면 주기도 했었지~' 하면서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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