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일본의 식사 예절 - 올바른 젓가락 사용 방법

일본의 젓가락 식사 예절(매너)

일본의 식탁에는 숟가락 없이 젓가락만 올라옵니다.

한국은 밥상에 반드시 숟가락이 올라와야하고, 밥과 국은 숟가락으로, 반찬만 젓가락으로 먹어야 하죠. 또, 두개를 한꺼번에 들고 먹으면 안되구요.

일본인들은 그냥 젓가락'만' 쓴답니다. 밥도, 반찬도, 하물며 국물이 있는 덮밥까지도 젓가락 하나로만 해결해야 한답니다.

일본에 와서 밥을 먹을 때 불편하고, 숟가락이 간절히 생각나는 순간이 바로 밥이 국물에 젖어 으깨지는 소고기 덮밥(규동)을 먹을 때랍니다. 

2013/09/30 - [일본 이야기] - 【일본어】일본에서 숟가락이 꼭 필요할 때!

일본은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식사 예절중에 젓가락 예절은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랍니다.

위에서도 잠깐 말 했지만, 수저를 함께 들면 안된다, 어른보다 먼저 수저를 들지 않는다 등의 한국의 식사 예절처럼요.

일본인들의 식사 예절, 그 중에 젓가락 사용시 예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와후켄테이(和風検定) 라고 하는 일본식 예절 테스트 방송>

1. 올바른 젓가락질

젓가락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젓가락을 잡는 방법에 대해서 꽤나 엄격하답니다. 연예인들의 젓가락질 포함, 예절을 몰래 카메라로 테스트하는 방송도 있을 정도랍니다. 

한국처럼 상대방에게 대놓고 잘못됐다고 말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젓가락질 이상하네, 예의가 없네' 이런식으로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일본인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 교육을 시킬 때 철저하게 젓가락질 교육을 시킨다고 해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항상 생각나는 노래가 있죠...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 잘 먹나요~ 잘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  doc와 춤을 - DJ DOC 중에서

일본의 젓가락질은 한국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젓가락질이 좀 이상한데, 연필을 잡듯이 쥐는 것 같아요. 저랑 비슷하게 잡는 분도 종종 보는데...

일본 젓가락은 한국과 좀 달라서 끝이 붙어있지 않답니다. 한국은 대부분이 11자로 반듯한데, 일본은 V자 식으로 집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일본 젓가락으로는 밥을 잘 먹기가 힘들답니다 ㅠ 지금 집에서는 한국 은수저를 가져와서 사용하고 있어요.

여튼, 일본에서는 젓가락질을 잘 못하면 밥을 먹기도 힘들고, 손가락질은 아니지만 눈치를 받는답니다.

2. 밥에 젓가락 꽂지 않기（立て箸）

일본인 지인들과 공원 벤치에서 식사를 하는데, 제 물건이 하나 날아가버려서 급하게 밥에 젓가락을 꽂아두고 물건을 주워왔답니다.

공원 벤치가 지저분하기도 하고 좀 급한 마음에 먹던 도시락의 밥에 젓가락을 꽂아뒀었는데, 돌아오니 지인이 한마디 하더군요.

"박군, 일본에서는 밥에 젓가락을 꽂으면 절대 안돼!"

일본인들이 밥에 젓가락을 꽂을 때는, 죽은 사람들에게 제사를 올리는 경우에만 한다고 합니다. 제 도시락에 젓가락을 꽂았으니...저는 이미 저세상 사람!?@

한국에서도 제사 때에는 조상님께 밥을 올리고, 거기에 숟가락을 비스듬히 꽂아두곤 하죠? 그것과 비슷합니다. 한국도 젓가락도 꽂음 안되나요?

아무튼 죽은 사람 밥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절대 자신이 먹는 밥에는 젓가락을 꽂아서는 안된답니다. 

3. 젓가락으로 받지 않기（渡し箸）

아내 친구들과 식사를 할 때였는데, 좀 멀리 떨어져서 앉게 되었는데 멀리서 아내가 이 반찬 맛있는 거라며 먹어보라고 저에게 주더군요.

젓가락으로 샤케(연어) 고기를 집어서 주길래, 저도 얼른 젓가락으로 받았는데 아내를 포함한 아내 친구들이 모두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아내는 눈빛으로 싫은 내색을 하고는, 젓가락으로 받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젓가락 대 젓가락으로 반찬 등의 물건을 주고 받는 건 일본에서 대단히 실례가 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냐구요? 보통 일본에서는 다같이 식사를 할 때, 개인용 앞접시를 나눠주는데 그걸로 받아야 합니다. 아니면, 자기 밥그릇을 들고가서 받아야 합니다. 

4. 젓가락 놓기

식사를 맛있게 하고 난 뒤에 수저는 반듯하게 오른쪽 한켠에 올려놓는 것이 한국의 식사 매너죠? 일본은 조금 다르답니다.

일본에서는 처음 식사 때 1자가 아니라 一자 형식으로 숟가락이 나온답니다. 또, 식사 후에도 당연히 그렇게 돌려둬야해요.

한국처럼 세로가 아닌, 가로 방향에 젓가락을 두는게 기본이랍니다. 혹시 젓가락 받침이 있다면, 거기에 올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일본 식당에 가면 종이로 된 젓가락 집에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식사 후에 젓가락 집에 다시 집어 넣습니다.

그리곤, 마지막 끝부분을 90도로 접어서 놓으면 '맛있게 식사 잘 했습니다' 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거라고 해요. 

5. 일회용 나무젓가락 비비지 않기

일회용 나무 젓가락(와리바시) 사용시에도 주의사항이 있는데, 바로 한국 사람들이 자주 하는 행동 중에 하나인 젓가락을 반으로 가른 뒤 비비는 행동.

한국에서는 나무로 만든 젓가락의 가시나 이물질을 떼어내기 위해, 혹은 습관적으로 반으로 가른 뒤에 비비곤 하는데, 일본에서는 하면 안됩니다.

젓가락은 식사를 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젓가락을 비비는 행동은 좀 가볍고 경망스러우며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저도 딱 한번 주의받은 적이 있는데(오사카에서 식당 아주머니께...), 쓸 일이 자주 없을 뿐더러 보통 사람이면 그냥 의아하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번 그 얘기를 들은 뒤에는 조심하고 있답니다. 가끔 습관적으로 해버리지만 ㅋㅋ

그 외에, 식사 중에는 젓가락 소리를 시끄럽게 내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식기를 두드리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반찬을 찔러 먹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키지 않는다, 젓가락을 입에 물거나 문채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등처럼 한국과 비슷한 내용도 많이 있답니다.

분명 젓가락 문화는 과거 백제가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전파시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렇게 서로 조금 차이가 있는 문화가 생겼군요. 

역시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건가...하는 생각에 신기한 것 같아요. 이상, 일본의 젓가락 식사 예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