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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진】역시 돌사진은 한국이 짱이야! - 광주 진월동 노블 베이비우리 이야기/아이 이야기 2013. 11. 21. 08:46
이제 우리 시아가 1년 5개월, 17개월이 되었습니다만 돌사진을 찍어주지는 못했어요.
일본에 있다보니 돌잔치나 돌사진 등은 별로 실감하지도 못하고,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마냥... 못 챙겨주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생일때 케익과 선물로 신발(좀 커서 못신고 있지만), 과자를 주고 아시유(온천)을 하는걸로 대신 했었죠.
글을 작성하면서 지난 글을 봤더니 이렇게 작았던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자랐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그리고 일본 이야기와 내 일상/아이와의 추억을 기록하려 시작한 블로그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꾸준히 찾아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난 글 바로가기 : 【첫돌】첫돌이 왔네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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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약한 아내이기에 겨울에 한국 가는 것은 왠만해서는 불가능하므로, 더 추워지기 전에 아직 가을일 때 한국에 가기로 결정하고
회사에 휴가 신청을 내서 11월에 드디어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근데, 딱 한국에 간 기간동안 무척 춥더군요 ㄷㄷ
(이번 주에는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블로그에서 많이 다루게 될 것 같아요 ^^; )
부모님을 한국에 두고 외국에 살아서일까, 어릴 때부터 못박히도록 들어온 너도 '아이를 낳고 살아봐라' 때문일까,
이렇게 오랜만에 한국을 찾게되면 정말 불효한 만큼 효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해서 무엇이든 다 따르게 됩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놀고 싶은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밖에 나가서 맛있는 음식들을 사먹고 싶은데 맛있는거 해놨다며 집밥을 먹이시는 어머니,
시골 할머니댁에 찾아가 할머니와 주변 어르신들께 인사를 들이는 것은 물론,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조상님들 산소를 찾아 인사를 들이는 일에도
그냥 머리 숙이고 따르게, 아니 따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친구들에게는 섭섭하다 서운하다 돌을 맞을지언정...
일본에 살다보니까 시아의 돌을 챙겨주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저와는 다르게,
우리 부모님께서는 남들 다 해주는 돌 하나 챙겨주지 못하는게 못내 섭섭하고 안타까우신 모양입니다.
시아 돌잔치는 여러가지 번거로워서 못해주겠지만, 돌사진만큼은 꼭 찍어주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마침 근처에 사는 친척 이모 딸이 올해 초에 베이비 스튜디오에서 일을 했었는데, 근처에 사진을 잘 찍는 곳을 많이 알고 있더라구요.
자기가 일했던 가게도 잘 찍지만, 그 곳보다 더 잘찍으시고 광주 남구 쪽에서는 가장 아이 사진을 잘 찍는다며 추천해 준 곳!
집에서 차로 10분거리로 가까워서 바로 예약 전화를 드리고 찾아갔습니다. 근처 지리가 너무 많이 바뀌어서 헤맸지만 좀 큰길가에 있어서 찾기도 쉽더라구요.
처음엔 액자만 두개 정도 제작할 마음으로 갔다가, 상담을 받고 앨범+액자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세가지 컨셉의 사진 촬영으로 큰 액자 1 + 작은 액자 2 + 앨범 10P 및 촬영본cd, 열쇠고리 등이 제공되는 구성으로 선택했어요.
촬영을 시작했는데, 주변이 낯설어서일까 시아가 징징 울고 불고 하더군요.
작가님도 보통 돌사진은 한살이 되기 2개월 전 정도가 촬영하기 가장 좋다고 하네요.
막 걸으려고 하는 순간이 가장 귀엽기도 할 뿐더러, 걷기 시작하면 자기 의지가 강해져서 촬영에 쉽게 실증을 내서 원하는 사진을 찍기 어렵다고...
그래서 이리 저리 사진을 찍어보아도 계속 뾰루퉁 한 사진만 찍히네요. 결국 촬영 중단! 시아 모델님 다루기 어렵군요 ㅠ
근처 궁전제과까지 달려가서 빵과 우유를 사오고, 핸드폰으로 뽀로로를 보여주고 달래보아도 울음은 그치지가 않고, 좋은 사진은 찍히지가 않더군요.
사진작가분께서는 오늘은 아이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니 더 좋은 사진을 위해서 내일쯤에 다시 촬영을 하지 않으시겠냐고 권하시더군요. 오~ 프로 정신!
하지만, 제가 사정상 일본에 있고 내일 귀국이라고 말씀을 드리자 어쩔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해 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먹을 것도 먹었겠다 기분도 조금 풀어주고 다시 시작한 2차 촬영!! 하지만 여전히 큰 변화 없고....
결국에는 침대나 소파 위에 올라가는 것 조차도 싫어하게 되었어요. 그냥 올려두기만 해도 애가 싫어하며 칭얼거리더군요.
어쩔 수 없이 아래로 내려서 바닥에서 촬열을 재개! 그나마 좋은 사진을 몇장 ㅠㅠ
이제 마지막 컨셉사진인데, 제발 시아야 웃어주렴 ㅠ
친절한 여직원분이 추천해주시는 신상 모자와 함께 검은색 마술사 컨셉으로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소파가 조금 딱딱해서 일까, 이제 적응해서 일까, 아니면 친절한 여직원 누나 덕분일까,
시아 기분이 조금 좋아지고 장난도 치면서 자연스럽고 예쁜 사진이 드디어....드디어 터졌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컨셉에서 좋은 사진이 정말 많이 나왔어요. 이 컨셉 사진만으로 앨범 하나 제작할 수 있을만큼 ㅋ사진 작가님도 말씀하시더군요.
'휴~ 애가 그래도 눈치가 있는지, 끝나가니까 마지막에 도와주네요'
세가지 컨셉 촬영을 하고 사진을 둘러보시던 사진 작가님께서, 이걸로 앨범을 만드는데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며 컨셉 하나를 더 하자고 하셨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왔다고 하니까, 작가님 지인분도 일본에서 지내는 분이 계시다며 살짝 한복 컨셉 이야기를 꺼내셨었는데,
추가 네번째 컨셉에서는 아이 한복 사진을 촬영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아내 어머니께서 우리 결혼 사진을 보시고 한복이 참 예쁘다고 하셨었는데, 시아가 한복 입은 사진을 보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주변에 적응해서 기분이 제법 좋아진 시아는, 한복 사진 촬영도 가볍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촬영을 처음부터 다시하고 싶었지만, 이미 4시간 가까이 촬영을 한지라...말할 엄두가 안나더군요.
이렇게 해서 고생고생 시아 돌사진 촬영이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액자에 넣을 사진 3장을 선택하고, 원본 파일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부탁을 드린뒤 스튜디오를 나서려는데 뒤에서 제 어깨를 누가 두드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어...어...? 너...!!!'
군대 후임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군대 후임을 만나게 될 줄이야!!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돌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합니다. 정말 몇년만에 만났지만 2년을 함께 보낸지라 얼굴을 보니 그 때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옆에서 보시던 스튜디오 직원분께서도 이곳이 광주 사랑방이라며, 유명하다보니 이렇게 지인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십니다.
한국 연락처가 없는 관계로 카톡 아이디를 받아 간단하게 연락처 교환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니 돌사진 원본 메일이 도착해 있더군요! 정말 일처리도 빠르셔~~ ㅎ
남은 앨범 사진 작업은 1주일-한달 뒤에 앨범작업과 액자까지 만들어서, 원본 파일은 메일로 해서 보내주신다고 하십니다. 앞으로 작업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에게 돌을 맞아 하나 해주었다는 생각과, 부모님께서 하고 싶어하시던 손자 선물을 풀어드려 효도했다는 생각에 중간에서 저만 이익봤네요. 군대 친구도 얻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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