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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고독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우리 이야기/내 이야기 2013. 8. 30. 08:20
매일 같은 일상에 따다다닥 컴퓨터 키보드를 두들기며 업무를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각각 담당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해외업무 담당 등의 하나의 부서가 아닌 서로 떨어져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 영어 담당자로 하와이에서 오신 분이 있는데요, 갑자기 제 어깨를 톡톡 치면서 저를 부르시더라구요.
하와이 : 박군 지금 바빠??
나 : 아니요 왜요?
하와이 : 그럼 잠깐 나랑 이야기 좀 하자! 팀장님 박군 잠깐...1분 아니 3분 정도만 데리고 갈께요~
팀장 : 아 그러세요~ ^^;
전 무슨 급한 일이 있나 해서 따라갔더니 보여준 것은 바로 이 그림.
당연히 급한 한국어 업무라고 생각했던 나는 어리둥절해져서 물었죠.
나 : 응? 이게 뭐에요??
하와이 : 잠깐 한 10초정도 이거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말해봐.
나 : 네...........그림은 잘 모르겠지만 좀 쓸쓸하고 외롭다는 느낌이 드네요.
하와이 : 오~ 박군 그림 좀 볼 줄 아네~
하면서 그림과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더라구요.
에드워드 호퍼 [ Edward Hopper ] -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고독을 외치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로 20세기 미국인의 삶을 무표정한 표현으로 인간 내면에 있는 고독과 상실감을 잘 나타재어 준답니다.
대도시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독한 마음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근데 갑자기 저한테 왜 이걸 보여주시는지 궁금해 져서 물어봤더니,
점심에 제가 했던 말 때문이었는데요. 한 직원이 묻더군요.
직원 : 오늘 좀 피곤해 보이시는데 괜찮아요?
나 : 아 그래요? 요즘 아이가 감기에 걸렸는지 밤에 자주 깨서 울고 그래요. 그래서 그런가봐요.
직원 : 그렇구나, 소파에 앉아서 좀 쉬세요.
나 : 네! 부모가 된다는건 참 어렵고 힘든 일이네요. 그래도 화이팅 해야죠!
이런 대화를 했었는데, 그게 참 고독해 보이고 해서 이 그림이 생각났다고 하더군요.
외국인인 저를 걱정해주고 관심을 갖아 주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그림을 소개해주고, 그런 말씀 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같은 민족은 아니지만, 서로 타지에 나와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서였을까요?
제게 관심을 갖아주고 신경써주는 것에 굉장히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이곳 일본에서는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는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로써 이질감과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처럼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에서의 그것보다는 차별을 덜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아버지 회사에서도 외국인 노동자가 있는데, 저도 한국에 잠깐 들어갔을 때,
일본에 있는 아들이라고 소개하겠다며 회사 회식자리에 인사차 갔다가 만난적이 있어요.
다른 직원분들에게는 사장님, 박부장님, 김과장님 이렇게들 부르는데, 저희 아버지에게는 '큰형님' 이라고 부르더라구요.
그게 신기해서 아버지께 여쭤봤더니 쑥스러워 하시면서 노동자들이 말이 서툴러서 그런다고 얼머부리시더라구요.
나중에 그중에 한국어가 제법 능통한 인도네시아 노동자 한분께 들었답니다.
아버지가 우리한테 아주 친절해요. 우리가 한국말 잘 못하니까 말 실수하는데, 그래도 웃으면서 한국어 가르쳐줘요.
처음에 내가 화장실 어디 있냐고 물어봤을때, 회사에서 아버지만 직접 데리고 가서 알려줬어요.
그때부터 아버지를 형님이라고 부르다가, 아버지가 나이가 많으니까 큰형님이라고 부르라고 해서 큰형님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아버지 진짜 착하고 친절해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말은 서투르지만 마음으로 소통하고 계셨답니다.
아마, 그래서 그 복을 제가 지금 조금이나마 받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아버지 고맙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영화, 완득이-그렇다고 저희 아버지가 외국인 노동자는 아닙니다 ㅋ>
하와이에서 온 직원분의 작은 관심이 정말 고맙고 기분 좋아지더라구요.
근데, 업무시간에 팀장에게 보고까지 하고 저를 데려가서는 일종의 잡답(?)을 하다니....
역시 자유로운 미국 스타일이구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ㅋㅋ
여러분도 주변에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면 작은 관심을 베풀어 보세요. 나 혹은 내 주변의 한국인 누군가가 외국에 나갔을 때 돌려 받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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