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한국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마녀사냥? 엿세례? 이 엿을 먹어야 되나요?

지난번에 블로그에서 한국과 일본, 서로 1무 1패의 비슷한 상황임에도 언론 및 네티즌들의 반응이 다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2014/06/24 - 【축구】한국 대 일본, 같은 상황이지만 다른 분위기

위 글의 댓글 중에도 충분히 비난 받을만 하다며 지나친 비난의 댓글을 주신 분들도 계셨고, 생각보다 심하지 않다며 옹호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하지만, 난 오늘 이런 기사를 보고 또 다시 월드컵 성적에 대한 지나친 반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 4위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 

이어진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처음 한 말은 '이 엿을 먹어야 되나요?' 였다. 

이미 어느정도 이슈가 되어 보도가 되었지만, 귀국하는 홍명보 감독과 국가 대표 선수들에게 '엿 세례'를 퍼부은 일이 있었다. 

또, 다음 카페 '너땜에졌어'에서 만든 플랜카드에는 '한국 축구는 죽었다!' 라고 쓰여있다. 

이 카페는 약 500여명의 회원이 있는데, 공항을 찾아가 국가 대표팀에게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그 후,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에게 욕설과 괴성을 퍼붓기도 했으며, 인터뷰 중에도 끊임없이 방해를 해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기 어려운 상황. 

게다가, 인터뷰 질문들 역시 감독 자질, 월드컵 성적 등에 대한 비난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 뿐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1무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귀국한 일본은 어떨까? 

일본 대표팀은 우리보다 3일 빠른 지난 27일에 귀국했다. 공항에는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한 일본 대표팀 감독인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을 대신해 아기레 감독을 영입하기로 확정했다. 

아기레 감독은 계약 기간 4년에 연봉 180만 유로(약 24억8000만 원)를 받으며, 지난 자케로니 감독의 2배에 달하며 역대 일본 감독 최고치를 갱신할 전망이다. 

공항을 찾은 한 소녀는 이탈리아어로 '감사합니다(감사했습니다)'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왔다. 

그만두게 되었지만 지난 4년간 대표팀을 이끌어주고 좋은 시합을 보여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일본이라면 민감한 일부 네티즌들이 있기에, 한국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또 다른 나라의 예도 있다. 

바로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 선수이다. 

지난 이탈리아전에서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이빨로 깨물어 FIFA로부터 4개월 출장정지 처분을 받고 그대로 귀국해버린 선수이다. 

현재 한국에서 '핵이빨, 수아레기' 등의 이름으로 패러디가 되고 있는데, 우루과이에서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아니, 오히려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한다.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그지만, 우루과이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공항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그를 환영하고 격려하려는 인파들이다. 그는 조용히 공항을 빠져나갔고 현재 집에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국가대표팀에게 홀대를 하는 것일까? 최선을 다하고 귀국하는 선수들에게 엿세례라니....

지난 2002 월드컵에서의 영광에 4강이라는 너무 높은 벽이 생겨버렸다. 이제 16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비인간적인 모욕을 주는 행동을 한다. 

마치 과거 영국의 훌리건들이 생각날 정도의 지나친 비난에 안타깝다. 아니, 훌리건들은 적어도 자기팀 선수들은 공격하지 않을것이다. \

지난 벨기에전이 끝난 뒤, 감독과 선수의 인터뷰에서 모두 하나같이 '국민들에게 죄송스럽다'는 말을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다', '다음엔 더 열심히 하겠다'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는 등의 답변이 선수의 입에서 나올 말일텐데....

그간 얼마나 여론과 네티즌의 반응에 힘들었을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선을 다 한 선수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해주는 것이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는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잘하면 응원하고, 못할때는 마녀사냥을 해버리는 것이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애국심이라 할 수 있을까? 

어떤게 진정 한국을 위한, 선수들을 위한, 축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란다.